한 고양이 주인의 집에는 사랑스럽고 총명한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 고양이는 식사 시간만 되면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변모합니다. 밥그릇을 향해 깡총거리며 간절하게 야옹거리는 모습은 마치 밥그릇을 당장이라도 빼앗아 먹을 기세입니다.

어느 날, 주인은 문득 고양이가 빈 밥그릇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텅 빈 밥그릇을 들고 고양이 앞에서 살랑거리며 흔들어 보였습니다. 고양이는 평소처럼 눈을 반짝이며 흥분했고, 야옹거리는 소리는 마치 온 집을 울리는 듯했습니다.

주인이 밥그릇을 바닥에 내려놓자, 고양이는 기대에 부풀어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밥그릇 안이 완전히 비어 있는 걸 확인한 고양이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이내 작은 탐정처럼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캣타워로 올라갔습니다. 높은 곳에 서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에는 의심과 확신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밥그릇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습니다.

이처럼 순진하면서도 끈질긴 고양이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띄웁니다. 반려동물과의 소소한 일상야말로 우리 삶에 작지만 특별한 기쁨을 선사하는 귀중한 순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