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시총 22조 평가, 전지 3사 중 최저지만...SK이노·LG전자보다 높아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오른쪽)과 김흥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EV사업부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SK온의 시가총액이 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전지 3사 중 시총 규모는 가장 낮지만, 비상장사 중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보다 앞선 1위일 전망이다. SK온의 시가총액은 상장사 중에서는 코스피 시총 기준 14위인 삼성물산(21조9592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SK온은 지난달 30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유상증자 주주간 계약 및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6953억원이며, 최대 1조32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들은 비상장사인 SK온의 주당 가액을 5만5000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SK온의 발행 주식으로 환산하면 22조원에 달한다.

비상장사는 상장사와 달리 시가총액을 알기 어렵다. 시가총액은 회사의 경제적 크기 또는 기업가치를 의미하는데, 상장사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총액을 의미한다. 주식가액과 발행주식을 곱해서 시가총액을 책정할 수 있다.

상장사는 시가총액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비상장사는 그렇지 않다. 비상장사의 시가총액을 알기 위해서는 별도의 방법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절대가치 평가방법과 상대가치 평가방법이 있다. 절대가치 평가방법은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 할인모형(DCF)이 있으며, 상대가치 평가방법으로는 유사한 사업을 하는 상장사의 주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책정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합병 또는 유상증자 시 1주당 발행가액을 결정하는데, 이를 위해 회계법인이 기업가치 평가가액을 산정한다. SK온 또한 이번 유상증자를 위해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렇게 확인받은 주당 평가가액이 5만5000원으로 결정됐으며, 발행주식 4억주를 환산해 22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SK온의 시가총액은 국내 전지3사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2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36조6560억원(주당 58만4000원)으로 평가됐다. 삼성SDI는 49조3729억원(주당 71만8000원)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시가총액 기준 2위와 6위 기업이다.

SK온의 시가총액은 LG에너지솔루션보다 약 6배 작고, 삼성SDI보다는 2배 작다. 두 회사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돼 매일 같이 주식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배터리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과 앞으로 발생할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반영된 결과이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SK온은 이들 회사보다 저평가받았을 수 있다.

그럼에도 SK온의 시가총액 규모는 상당히 크다. 올해 SK온의 3분기 누적 매출은 4조7421억원, 영업손실은 73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며, 내년 중 흑자 전환이 유력할 전망이다.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포드와 현대차를 상대로 배터리 출하량이 늘고 있고, 누적 수주잔고만 200조원 후반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생산능력 또한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매분기 늘고 있고, 기수주 물량의 매출 전환을 통해 매출 또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SK온의 기업가치에는 회사가 창출할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영실적 대비 기업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됐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이다.

SK온의 시가총액은 기아(26조9567억원)와 포스코홀딩스(24조9485억원), 카카오(25조3396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물산(21조9592억원)과 KB금융(21조4262억원), 현대모비스(20조1299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16조6159억원)과 LG전자(15조8084억원)의 시가총액보다 SK온의 시가총액이 더 높게 평가됐다. LG전자는 세계 1위 가전업체이며, 3분기 누적 매출은 61조6098억원(영업이익 3조4817억원)이다. LG전자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SK온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높게 평가받은 것을 알 수 있다.

SK온의 시가총액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16조890억원)보다 약 5조9000억원 높게 평가됐다. 향후 SK온이 상장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치 할인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는 SK온의 기업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SK온은 늦어도 2026년 말까지 주식시장 상장을 약속했다. 남은 기간 동안 배터리 산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따라 SK온의 기업가치는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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