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예식장 식대 인상…축의금 부담도 커져

내년 울산지역 식대 5만원선 돌파
호텔일 경우 6만원~7만원선 상회
기본 축의금 5만원 공식 무너질듯

결혼식 / 자료사진

 “식대가 이 정도로 올랐을 줄은 몰랐습니다. 결혼식 준비 비용 중 대부분이 식대로 나갈 판입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울산의 결혼식장 식대가 5만원 선을 돌파하면서 예비 부부들과 하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울산 소재 결혼식장 대부분의 내년 식대가 5만3000원가량으로 책정됐다. 호텔 결혼식장의 경우 6만~7만원 선을 상회하기도 한다. 이는 올해 4만5000원~4만8000원에 비해 인상된 것이다.

 웨딩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식대를 비롯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웨딩홀 대여 등의 가격을 올렸다.

 특히 최근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식대가 전년도와 같은 구성임에도 대폭 인상해 예비 부부들을 울상 짓게 한다.

 식사 제공 최소 인원을 일컫는 ‘결혼식장 보증 인원’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넓은 홀의 경우 최소 250명 수준으로 고정됐다.

 예비 부부들은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찾는 하객들의 대접을 고려해 주차가 편리한 곳, 식사가 맛있는 곳을 찾아야 하지만 울산은 선택지가 적은 편이다.

 결혼식장마다 비성수기·성수기 등 결혼 시점, 할인 혜택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가 대략적인 표준 가격 조차 공개돼 있지 않아 직접 상담을 받으러 가야하는 점도 예비 부부들의 어려움을 더한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이지민(31·중구 반구동)씨는 “결혼식장 상담을 다니다 보니 현금으로 당일 결제를 하면 식대를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당일 정신이 없을 듯 해 그냥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안내에 적힌 식대를 내기로 했다”고 하소연했다.

 식대가 오름에 따라 하객들의 축의금 부담도 상승했다.

 그동안 축의금으로 통상 5만원, 가까운 관계인 경우 10만원 안팎을 내왔지만 오른 식대 탓에 기본 10만원이 통념처럼 굳어지는 분위기다.

 직장인 신준우(31·중구 태화동)씨는 “최근 한 달에 많게는 3번 정도 지인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갈 때마다 축의금을 얼마 정도 내야할 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경쟁하고 있는 타 결혼식장에서 식대를 올릴 경우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덩달아 다른 곳들도 식대를 인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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