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귀국 일주일 만에 또 짐 싼다…7월 일본·중국 오픈 출전 확정...컨디션 어쩌나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7월 열리는 일본 오픈(슈퍼750)과 중국 오픈(슈퍼1000) 출전자 명단을 발표했다. 안세영은 두 대회 모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오픈은 7월14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오픈은 일주일 뒤인 7월21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다. 문제는 시점이다. 안세영은 최근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출국을 준비해야 한다. 휴식 없이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정상급 선수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이번 발표를 둘러싼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세영이 일본·중국 오픈에 빠질 수 없는 이유는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BWF의 제도적 장치에 있다. BWF는 세계랭킹 상위 15위 안에 든 단식 선수에게 슈퍼1000 등급 4개 대회와 슈퍼750 등급 6개 대회 전부, 그리고 슈퍼500 등급 9개 대회 중 최소 2개를 의무적으로 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톱 커미티드 플레이어(TCP) 제도다.

부상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대회에 빠지면 벌금이 부과되고, 부상이라도 의료 증명서를 제출해 BWF의 승인을 받아야 면제가 가능하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은 이 규정의 정조준 대상이다. 일본 오픈과 중국 오픈은 각각 슈퍼750·슈퍼1000으로 분류돼 있어 처음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정이었던 셈이다.

이 규정이 만들어진 배경은 투어의 흥행과 직결된다. BWF 입장에서는 최상위 선수들이 빠짐없이 출전해야 중계권과 스폰서십 가치가 유지된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부상·체력 관리, 장거리 이동,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같은 별도 일정까지 겹치면 부담이 누적된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는 빅토르 악셀센, 장베이원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이 의무출전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안세영 역시 이 제도 아래에서 매년 강제로 빡빡한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일본 오픈 출전 명단에는 안세영 외에 김가은, 심유진(여자단식), 서승재-김원호, 강민혁-기동주(남자복식), 이소희-백하나, 김혜정-공희용(여자복식), 김재현-장하정(혼합복식)까지 총 13명의 한국 선수가 포함됐다. 중국 오픈에서는 혼합복식 김재현-장하정 조가 빠지고 나머지 선수들이 출전한다.

안세영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표는 압도적이다. 말레이시아 오픈(슈퍼1000), 인도 오픈(슈퍼750), 아시아단체선수권, 전영 오픈(슈퍼1000), 아시아개인선수권, 세계여자단체선수권, 싱가포르 오픈(슈퍼750), 인도네시아 오픈(슈퍼1000)까지 총 8개 대회에 출전해 전부 결승에 올랐고, 전영 오픈 한 차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기권승 한 경기를 빼면 전반기에만 38경기를 치러 전 세계 배드민턴 선수 중 최다 경기 기록을 세웠다. 이는 BWF 투어가 전부 토너먼트 방식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매 대회 결승까지 가는 선수는 곧 매 대회 최다 경기를 소화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반기 일정도 만만치 않다. 7월 일본·중국 오픈에 이어 8월 인도 뉴델리 세계배드민턴선수권(개인), 9월 중국 마스터스(슈퍼750)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10월 덴마크·프랑스 오픈(슈퍼750), 11월 코리아 오픈·일본 마스터스(슈퍼500), 12월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사실상 쉬는 달이 없는 스케줄이 이어진다.

이 대목에서 짚어볼 부분은 안세영의 성적이 좋을수록 일정 부담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구조라는 점이다. TCP 규정상 의무 대회 자체는 정해져 있지만, 토너먼트에서 매번 결승까지 올라가는 선수는 다른 선수보다 훨씬 많은 경기 수를 소화하게 된다. 일찍 탈락하는 선수와 매번 우승하는 선수의 신체적 부담은 같은 대회 출전이라도 전혀 다르다. 안세영처럼 시즌 내내 결승 진출을 이어가는 경우, 강제 일정과 본인의 압도적 경기력이 맞물려 누적 피로가 가속되는 역설적 상황이 만들어진다.

귀국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다시 출국해야 하는 이번 일정은 단순한 스케줄 문제가 아니라, 회복 시간 자체가 구조적으로 부족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BWF 규정상 부상으로 불참하려면 의료 증명서 제출과 협회 승인이 필요한데, 이는 사전 통보형 시스템이라 급성 피로나 컨디션 저하처럼 서류로 증명하기 어려운 상태에는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

장기 부상 시 신청 가능한 보호랭킹 제도가 있다는 점은 일종의 안전장치지만, 이는 이미 부상이 발생한 이후에 작동하는 사후적 장치에 가깝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 안세영에게 필요한 것은 대회 출전 여부의 선택권이 아니라, 의무 일정 안에서도 체력과 부상을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유라는 점이 이번 발표를 통해 다시 드러난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성적이 좋을수록 더 갈아 넣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세영은 7월 일본·중국 오픈을 시작으로 12월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빈틈없는 후반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의무출전 규정과 압도적인 경기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한, 이 강행군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의 체력과 부상 관리가 후반기 성적과 한국 배드민턴 전체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이런 의무출전 구조가 선수 보호 측면에서 손질될 필요는 없는지 따져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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