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수입&국산 타이어 비교] 금호 & 한국 & 미쉐린 & 콘티넨탈

전기차용 4계절 타이어 비교를 시작하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중국,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2650만 대에서 올해 4050만 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 판매량도 16만 3천여 대로, 전년대비 61.2%가량 늘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속되자 자연스럽게 타이어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 재고를 꾀하는 타이어 업체들도 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주행거리는 물론 모터가 뿜어내는 강력한 토크를 높은 접지 능력으로 버텨내야 한다. 이 밖에도 정숙성을 높이는 등 서로 상충되는 요인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기술력을 자랑하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

오토뷰는 확대되는 전기차 시장을 감안해 전기차 타이어를 비교 테스트했다. 시장 성격에 맞춰 여름용이나 겨울용이 아닌 4계절용 타이어 그룹으로 묶었다.

테스트를 위한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 3다. 다른 전기차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일부 전기차는 주행 성능에 한계가 있어 타이어 제조사들도 제품 개발에 활용하지 않는다. 반면 테슬라는 다수의 타이어 제조사들이 시험용 차로 운영한다. 시험 규격은 235/40 R19이다.

비교 대상 타이어 4종

타이어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 금호 마제스티 9 EV, 한국 타이어의 아이온 에보 AS로 선정했다. 범용 사양인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를 제외하고 나머지 제품들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들이다.

참고로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MXM4는 미쉐린 대리점에서 테슬라용 타이어로 팔고 있다.

타이어는 시장에서 직접 구입했다. 그 결과 수입산은 2022년 제조된 제품들이었고, 국산 타이어는 모두 23년, 최근에 생산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징으로 범용 타이어인 MXM4를 제외하고 나머지 전기차 전용 타이어들은 모두 폼을 갖고 있었다.

타이어 무게

무게부터 측정했다. 한국 아이온 에보 AS가 10.1kg으로 가장 가벼웠다. 금호 마제스티 9 EV(10.9kg)와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11kg)는 거의 유사했으며 미쉐린 MXM4가 11.5kg으로 가장 무거웠다. 과거에는 일부 타이어에서 무게 편차가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4개 제품 모두 오차 범위 이내로 거의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 기본적인 생산 품질이 무난했다는 얘기다.

트레드 경도(단단함의 정도)

각 타이어들의 패턴별 경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미쉐린이 가장 단단했으며 금호와 한국이 다소 부드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타이어와 국산 타이어의 성격 차이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트레드 홈 깊이

트레드 홈 깊이도 확인했다. 여기서 주의가 필요한데, 홈 깊이가 타이어의 내구성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참고 수치로만 봐야 한다. 확인 결과 한국이 가장 깊은 8mm 내외의 중앙부 홈을 갖고 있었고, 다음은 금호, 콘티넨탈 순이었습니다. 금호와 콘티넨탈은 거의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미쉐린은 홈이 6mm 대 후반으로 가장 얇은 편이었다.

정숙성

본격 시험과 측정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정숙성부터 확인했다. 전기차는 엔진 구동 소음이 없어 정숙성이 좋다. 이 때문에 바람 소리나 타이어 소음이 많이 거슬리는 편이다. 타이어 제조사들이 전기차 타이어의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테스트는 편차를 확실하게 보기 위해 다소 거친 노면을 달리면서 차이를 확인했다. 80km/h로 달리는 차량 내부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금호가 62dBA 수준으로 가장 조용했다. 이후 한국(63.5dBA), 콘티넨탈(64dBA), 미쉐린(64.6dBA) 순으로 나왔다. 특이 사항으로 금호와 콘티가 400hz 대 소음이 부각되는 편이었으며, 한국과 미쉐린은 160~200, 그리고 400hz 대 소음이 조금 더 뚜렷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밖에서 들리는 소음은 어땠을까? 역시 금호가 작았을까? 이번 시험에서도 금호 마제스티 9 EV가 75dBA을 보여줬으며 가장 조용한 성능을 자랑했다. 나머지 타이어들은 모두 78~79dBA 수준의 소음이었다.

계측 수치뿐 아니라 사람이 느낄 때의 정숙성도 중요하다. 기계가 읽어 들이는 소음과 달리 사람이 불쾌하게 느끼는 주파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이어 제조사들도 감성 측면의 정숙성 평가를 진행한다.

시험 결과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는 폼 부재로 타 제품 대비 공명음이 큰 편이었다.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는 러프, 아스콘 노면에서 거친 소음이 유입됐다. 한국타이어의 아이온 에보 AS는 러프한 노면에서 음색 변화 폭이 조금 큰 편이었다.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9 EV는 음색이 간결하고 선명했으며, 가볍게 느껴졌다. 거부감이 적었다는 얘기다.

승차감

이번에는 진동 계측 및 N.V.H 테스트다. 넓은 영역으로 해석되는데, 쉽게 말하자면 승차감이다. 여기서는 OE 타이어답게 콘티넨탈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같은 노면에서 상하 움직임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모습이었다. 금호와 한국은 유사 수준이었다. 아쉽지만 미쉐린이 가장 아쉬운 성능을 보였다. 범용 타이어에 의한 한계일 수 있다.

젖은 노면(WET) 제동 성능

젖은 노면에서 시속 80km에서 정지할 때의 제동 성능은 어떨까? 이 영역에서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가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다. 유일하게 평균 33m 대를 기록했을 정도. 금호 마제스티 9 EV도 좋은 성능을 냈는데, 평균 37m 후반대를 기록했다. 한국과 콘티넨탈은 40m 대를 기록했는데, 다소 아쉬운 성능이었다.

중간에 물길에 편차가 생겨 누락된 시험이 있었는데, 50km/h로 물길에 접근한 이후 최대 가속을 하는 시험이었다. 배수력이 좋으면 더 높은 속도를 기록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미쉐린이 높은 성능을 기록했었다.

마른 노면 제동 성능

젖은 노면 성능을 확인했으니 마른 노면 제동 성능도 보자.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에서 한국타이어 아이온 에보 AS가 가장 앞선 기록, 짧은 제동거리를 보였다. 유일하게 평균 41m 대를 기록한 것. 금호 마제스티 9 EV와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는 42m 중후반을 기록했으며,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만 유일하게 43m대로 밀려났다.

슬라럼 (종합 핸들링)

단순히 한쪽으로 힘을 받는 제동 테스트로는 타이어의 종합 성능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슬라롬 테스트를 통해 타이어의 종합적인 밸런스를 확인했다. 콘 사이를 지나가며 시간을 계측하는데, 종과 횡 방향 성능, 그리고 밸런스가 잘 잡힌 타이어가 좋은 점수를 득할 수 있다.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가 평균 8.5초대로 가장 빠른 성능을 냈다. 나머지 타이어들은 8.8초를 중심으로 오차 범위 내에서 유사 성능을 보였다.

선회 성능

제동 테스트에서 중 그립을 확인했다면 원선회 테스트는 횡 그립의 한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여기서도 미쉐린이 69km/h대로 가장 높은 속도를 기록했다. 나머지 타이어들은 슬라롬 때처럼 유사 수준으로 나왔다.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적인 감각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마른 노면에서는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가 가장 앞섰다. 균형감도 좋았다. 다음으로는 미쉐린과 한국 순으로 나왔고, 금호가 소폭 떨어지는 성능을 냈다. 금호는 핸들링 일부를 포기하고 정숙성 및 일부 성능 향상에 목적을 둔 모습이다.

가격 비교

가장 중요한 가격 비교가 남았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가격 부담이 현실적인 구매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가 가장 비쌌다. 그런데 정말 많이 비쌌다. 조사 결과 30만 원대 후반, 보통은 40만 원대 초중반에 팔렸지만 최대 40만 원대 후반 가격을 제시하는 곳들도 있었다.

한국 아이온 에보 AS와 콘티넨탈 프로콘택트 RX는 같은 수준인 평균 27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금호 마제스티 9 EV는 이들보다 1~2만 원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다. 다른 타이어는 문제없었지만 미쉐린은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이 항목에서 점수를 많이 잃었다.

최종 점수

항목별 평가에 대한 점수를 보자. 시험 결과 금호 마제스티 9 EV가 가장 최고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다음은 한국 아이온 에보 AS다. 국산 타이어들의 쾌거다.

미쉐린이 가격에서 점수를 많이 깎였는데, 이를 논외로 해도 순위 변동은 없다. 의외인 것은 콘티넨탈 제품이데, 테슬라 모델 3에 특화된 OE 타이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컸다. 이번 테스트에서 확인한 것은 국산 타이어들의 경쟁력이 대단한 수준에 와있다는 사실.

이번 시험에서 최고로 꼽힌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9 EV는 전기차 타이어에서 가장 중요한 정숙성을 비롯해서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이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우리는 전기차용 4계절 타이어로 금호 마제스티 9 EV를 추천한다.

물론 이번 비교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겨울철 노면에서의 가속, 제동, 핸들링 평가가 남았기 때문이다.

오토뷰 | 로드테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