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8 인사이트] 고려아연, 美 제련소 초기 가동률 '관건'

기존에 알던 영업이익 산정 범주가 달라진다. IFRS18이 적용되며 20여년 만에 재무제표의 기본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신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회사별 영향력을 점검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앞줄 가운데)이 미국 현지 직원들과 함께 제련소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달러 표시 자산이 크게 확대됐다. 이미 재무제표상 일부 영향이 반영된 가운데 IFRS 18 적용 이후에는 항목별로 영업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달러 표시 외화금융자산은 2조3543억원이며 이 가운데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했다. 2024년 말 달러화 현금 및현금성자산이 1981억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동일 계정의 수치가 1조9975억원에 달하는 점을 볼 때 고려아연 자체 외화 자산이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확하게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진 영향이다.

지난해 말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JV에 신주를 배정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크루서블 JV는 미국 전쟁부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합자 회사다.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크루서블 JV는 고려아연에 19억3999만 달러 규모의 증자대금을 완납했다. 미국 제련소 투자금 유치가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의 외화 자산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달러 표시 현금성자산은 회계 마감일 기준 환율이 오르면 외화환산이익으로, 반대의 경우에는 외화환산손실로 각각 인식한다. 그동안 외화환산손익은 '영업외손익'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2027년 IFRS 18 도입 후에는 성격과 보유 목적에 따라 '영업손익'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운영 자금 목적으로 인정할 경우 환율 하락 시 영업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해당 외화 자산은 고려아연이 장기 보유하지 않고 미국 제련소 운영 법인에 이미 출자한 자금이라는 점에서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는 크루서블 메탈스 홀딩스에 귀속된 자산이라는 얘기다.

해당 자금을 미국 법인인 크루서블 메탈스 홀딩스에 출자하면 회계 처리 방식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출자 이전에는 모회사가 보유한 외화자산으로 분류해 환율 변동이 손익에 직접 반영됐지만 이후에는 해외 법인의 자산으로 편입되면서 연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산차이가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할 전망이다.

IFRS 18 도입에 따른 영향은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 품목은 총 13종에 달하지만 초기에는 아연·연·동 등을 중심으로 회수하다 안티모니·인듐·게르마늄 등 전략 광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처럼 신규 투자의 경우 초기 램프업 단계에서 가동률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익성 가정이 약화되며 유형자산 손상차손 인식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IFRS 18 도입 이후에는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기존 영업외 항목에서 영업이익 범주로 재분류되면서 영업이익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미국 제련소 가동 시점이 IFRS 18 적용 이후라는 점에서 손상 발생 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계 기준이 변경되는 것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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