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개헌하되, 제왕적 국회 권한도 줄여야”

권승현 기자 2025. 1. 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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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제뿐 아니라 제왕적 국회 권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상정국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행 대통령제를 개헌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 권한을 견제할 장치도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고 헌법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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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어재단 ‘헌정 혁신’ 토론회
“차기대선 후보, 개헌 약속해야”
니어재단이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현 87년 헌정 체제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니어재단 제공

제왕적 대통령제뿐 아니라 제왕적 국회 권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상정국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행 대통령제를 개헌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 권한을 견제할 장치도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고 헌법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만약 올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출마 후보는 개헌을 약속해야 하며, 당선 시 그 약속을 꼭 실현해야 한다고도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우윤근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이 주최한 ‘현 87년 헌정 체제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국회는 ‘대통령’이라는 고지를 향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라며 “여야는 고지를 향해 치킨 게임(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므로, 현 제도하에선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대통령 앞잡이’, 야당은 ‘투쟁’이라는 구조적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 대통령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건 국회가 ‘국정의 주도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런 관행은 22대 국회에서 깨졌다. 두 개의 태양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왕적 국회의 단면으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재발의 반복 △공격적인 정부예산안 삭감 △29회에 걸친 탄핵 남발 등이 꼽혔다. 국회의 권한 축소를 위한 방안으론 양원제 도입, 국회의원 수 확대 등이 제시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를 상·하 양원으로 나누는 등 분권의 다층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국회의원 수를 100명 정도로 늘려 어느 특정 정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독일식 다당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가정하에 대선 전후로 개헌을 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임기 내에 개헌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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