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현철 SJ코퍼레이션 회장 "버려진 폐기물로 미래 에너지 만든다"

조회 922025. 3. 31. 수정
박현철 SJ코퍼레이션 회장 /사진 제공=SJ코퍼레이션

“지금까지는 기술이 없었던 게 아니라 민간 폐기물 재활용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규모를 확장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재활용·자원화 전문기업 SJ코퍼레이션의 최고경영자(CEO)인 박현철 회장은 27일 충북 본사에서 진행한 <블로터>와 인터뷰에서 소각재 자원화 기업 '이엘씨' 설립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여기에는 폐기물의 자원화와 에너지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민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 역량과 그 한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 있다.

'이엘씨' 설립…가연성 폐기물 '열에너지'로 재창출

2006년 설립된 SJ코퍼레이션은 폐기물 자원화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 환경기업이다. 국내 폐기물 재활용 분야에서 친환경적이고 고도화된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폐기물 자원화를 비롯한 도시광산폐기물 처리, 폐유리 재활용, 방치폐기물 처리가 주요 사업이다.

최근 폐기물 재활용과 자원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이를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직매립을 최소화하고 에너지화나 금속 회수 등 고부가가치 기술로 이어지는 ‘완결형 처리 시스템’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은 폐기물 자원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월 원자력발전 제어계측 전문기업 우리기술과 공동으로 투자해 설립한 이엘씨가 그 결과물이다. 이엘씨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에 주력한다. 단순히 소각으로 처리하던 폐기물을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로 만들겠다는 역발상에서 출발했다.

박 회장은 “소각할 수 있는 물질이라는 것은 열이 발생한다는 뜻”이라며 “이런 성질을 가진 가연성 폐기물을 활용한다면 화석연료와 대체 가능한 열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각 후 잔재물도 활용…단일 공정으로 순환경제 실현

이엘씨의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은 크게 △가연성 폐기물 소각을 통한 에너지화 △소각재 잔재물 재활용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모두 단일 공정 내에서 구현되는 폐자원 기반의 순환경제 모델이다.

박 회장은 “가연성 폐기물이 종량제 폐기물의 70~8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원 회수 효과 또한 상당할 것”이라며 “나머지 20~30%의 잔재물은 물질별 분류·선별 과정을 거쳐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각하고 남은 물질 중 유리나 세라믹 종류는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철 성분은 제철회사에서 제철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금과 같은 비철금속도 있는데 비철금속 채굴 과정에서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자연 훼손을 감안하면 환경 개선 효과도 무시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목표는 이엘씨를 통해 탄소중립 시대에서 자원순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는 “아직 민간 기업들이 매일 쏟아지는 많은 폐기물들을 감당할만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며 “생활폐기물 금지 제도가 최근 유예 결정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선례를 보여준다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기업들이 생길테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역량 자체가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기물 자원화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온실가스 감축이나 탄소중립 이야기는 많지만, 이걸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 조율이 매끄럽진 않은 것 같다”며 “결국 현장에서 뭔가 해보려면 움직일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게 제도적으로 받쳐줘야 한다”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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