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휴대폰 이슈, 제품, 기능 활용법 등을 소비자 관점에서 쉽게 풀이해봅니다.
국내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의 eSIM(이심) 서비스 개시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나의 휴대폰에서 2개의 서로 다른 번호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이심에 대해 벌써 기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번 <폰SIGHT>에서는 국내 이심 도입을 앞두고 소비자가 알아야 할 핵심 내용 세 가지만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눈에 보이면 유심, 안 보이면 이심…가입방식만 달라
모든 휴대폰은 개통 시 이동통신사 가입자 정보(전화번호, 요금제 등)를 필요로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유심(USIM,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카드가 이 정보의 그릇 역할을 했습니다. 휴대폰 신규 개통이나 기기변경 시 유심을 새로 구입하거나, 기존 휴대폰에서 유심을 꺼내 새 휴대폰에 끼워야 했던 이유입니다.
이심은 이 카드를 휴대폰 제작 단계부터 내부에 탑재한 것입니다. 따라서 유심과 달리 겉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꺼내서 교체할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입자 정보를 담는다는 역할은 유심과 완전히 같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차이점이라면 가입 방식만 다릅니다.
유심은 제작할 때부터 특정 이동통신망 접속에 필요한 데이터 값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통사별로 유심카드를 달리 쓰는 이유입니다. 장점은 사용자가 이를 받아 끼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이동통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휴대폰에 내장된 이심은 이동통신사 구분이 없지만 가입자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등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원래는 대단히 번거로운 일이었겠지만 이통사들은 QR코드로 이 과정을 간소화할 계획입니다. QR코드는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정보무늬'입니다. 이심으로 개통할 땐 이통사가 제공하는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이심 등록에 필요한 정보들이 자동으로 입력됩니다. 쉽게 말해 유심카드를 끼우던 과정이 QR코드 촬영으로 바뀌는 겁니다. 따라서 평소에 QR코드를 활용해본 사용자라면 이심 가입도 겁낼 필요는 없겠죠.

2. 폰 하나에 완전 분리된 번호 2개가 공존한다
이심이 탑재된 휴대폰은 대개 유심슬롯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휴대폰에 가입자 정보를 담는 그릇이 2개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휴대폰 1대에서 서로 다른 전화번호, 이동통신사, 요금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듀얼심'을 쓴다고 하죠. (일부 외산 스마트폰은 유심 슬롯을 2개 탑재하는 방식으로 듀얼심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휴대폰 하나를 공유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듀얼심의 핵심은 두 전화번호가 완전히 구분돼 사용된다는 겁니다. 사람으로 치면 다중인격과 같죠. 예를 들어 아이폰 하나에 SKT에서 가입한 5G 무제한 요금제 번호 하나(010-XXXX-XXXX), LG유플러스에서 가입한 LTE 요금제 하나(010-OXOX-OXOX)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화나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사용할 때 어느 전화번호의 어느 요금제를 사용할지는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듀얼심을 활용하면 폰을 2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개인용과 업무용, 혹은 주차용으로 번호를 구분해 쓰기 쉬운 이유입니다. 또한 '듀얼 메신저' 기능을 지원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번호 기반으로 가입하는 카카오톡도 2개로 나누어 쓸 수 있죠.

각 번호는 개통 시 선택약정할인도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선택약정할인은 가입한 요금제를 기준으로 제공되는 혜택이기 때문입니다. 이통사의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도 마찬가지고요. 대신 휴대폰 기준으로 제공되는 공시지원금은 듀얼심 기기에서도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듀얼심으로 개통한 두 전화번호의 명의자도 같아야 합니다.
3. 이심, 가격도 저렴…재다운로드 비용은 주의
이심이 유심보다 유리할 수 있는 또 다른 측면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유심카드는 시중에서 7800원~8800원에 판매됩니다. 유심이 파손되거나 이동통신사와 번호를 바꿀 땐 새로 구입해야 합니다. 이심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QR코드 스캔으로 정보를 다운로드하는 방식입니다. 가입한 이통사나 전화번호를 이심 하나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정보를 다운로드할 때 1회 비용은 2750원에 불과합니다. 다만 휴대폰을 바꾸거나 이심 정보를 실수로 삭제해 재다운로드 받을 때는 이통사 정책에 따라 다운로드 비용을 다시 결제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심을 통한 신규 요금제 가입, 전화번호 생성은 오는 9월1일부터 SKT, KT, LG유플러스에서 가능합니다. 이심 전용 별도 요금제는 따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알뜰폰은 앞서 자체 이심 서비스를 구축한 KCT의 '티플러스'를 제외하면 이통사 이심 시스템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므로 도입이 조금 늦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선 애플 아이폰XS 이상 모든 모델에 이심이 탑재돼 있습니다.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는 갤럭시Z 플립4·폴드4부터 탑재됩니다. 또한 이번 이심 도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통3사가 합작한 결과물인 만큼, 향후 제조사들이 국내에 출시하는 많은 휴대폰에서 이심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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