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을 믿는다" 이래서 '엘동원' 길게 끌고 갔구나…물폭탄 예고된 잠실 4차전 순연되면 에르난데스 출격 가능 [MD잠실 PO]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기상청을 믿는다."
LG 트윈스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른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 타자친화적인 구장 때문일까. 마운드가 버티기 버거웠다. 각각 3피홈런, 5피홈런을 기록했고 두 경기 모두 10실점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LG는 단 두 명의 투수로 경기를 가져왔다.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5⅓이닝 3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했다. 배턴을 넘겨받은 '엘동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3⅔이닝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쇼를 펼쳤다. 타선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두 투수의 호투 덕분에 3차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올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정규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LG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나왔으며, 5일 휴식 후 3차전에 등판해 무려 11아웃 세이브를 달성했다.
투구 수 60개를 기록하며 4차전 등판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생각이 있었다. 비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령탑은 에르난데스에 대해 "내일은 못 나온다. 하지만 내일 비 온다. 그것만 믿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기 때문에 길게 간 것이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LG의 미출전 선수는 손주영과 최원태였다. 디트릭 엔스도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비 예보가 없었다면 엔스가 구원 등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내일 비 예보가 없었다면, 엔스를 먼저 내보내고 에르난데스를 내보냈을 것이다. 하루 쉬면 에르난데스는 토요일 경기에서 나갈 수 있다"며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하루 쉬면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내일 비가 안 온다면 에르난데스는 쉴 것이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1시부터 잠실구장에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오후 2시께 무려 12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오후 4시와 5시 각각 8mm, 오후 6시 9mm의 강수량이 예보됐다. 비는 그치지 않고 이튿날 오전 2시까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플레이오프 4차전 정상 개최가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우천 순연된다면, 이튿날인 19일 4차전이 개최된다. 만약 LG가 승리해 5차전까지 끌고 간다면 하루 휴식 후 21일 대구에서 플레이오프 최종전이 치러질 예정이다. 당초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2일 미디어데이를 가진 후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반대로 삼성이 4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예정대로 20일 미디어데이,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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