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 친구가 와서 말했습니다. “너희 엄마가 오셨어.” 가슴이 뛰던 소년은 곧장 운동장으로 달려 나갔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그는 평생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62년 차 베테랑 배우 양택조. ‘전원일기’와 ‘조선왕조 오백년’, ‘제2공화국’ 등에서 감초 연기로 사랑받은 그에게는 누구도 몰랐던 아픈 가족사가 있었습니다. 양택조가 7살이던 해, 어머니가 북한으로 월북했던 겁니다.

그의 어머니는 유명 여배우였고, “북한에 가면 대접받는다”는 동료의 말에 혹해 북한으로 향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말이죠. 그녀는 실제로 북한에서 인민배우 칭호를 받고, 심지어 1원 지폐 모델로까지 등장하는 ‘국민 배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어머니는 당시 17살, 아버지는 33살이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나를 낳고, 너무 무거운 짐을 졌던 것 같다”고 회상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몰래 보러 왔지만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떠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 상처는 깊었습니다. “배우가 되면 가족이 파탄 난다”는 생각에 배우를 하지 않으려 했다는 고백. 그러나 그는 결국 연기를 택했고, 그 무대 위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아왔습니다.

누리꾼들은 “남북의 아픈 현대사 그 자체네요”, “7살 아이 마음이 어땠을까요”, “지금도 얼마나 그립고 아플까”라는 반응을 보이며 깊은 공감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