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이들 저기 묻었다” 영화숙·재생원 유해발굴로 恨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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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초의 부랑인 시설 '영화숙·재생원'에서 가혹한 처사로 목숨을 잃은 아동의 유해 발굴이 물꼬를 틀 전망이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피해생존자 다수가 '죽은 아이 대부분이 뒷산 특정 장소에 묻혔다'고 공통된 증언을 한 것을 토대로, 부산시에 이곳에 대한 유해 발굴을 권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부산시에 유해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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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화해위 1년여 조사 끝에
- 부산시에 유해 발굴 권고 예정
부산 최초의 부랑인 시설 ‘영화숙·재생원’에서 가혹한 처사로 목숨을 잃은 아동의 유해 발굴이 물꼬를 틀 전망이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피해생존자 다수가 ‘죽은 아이 대부분이 뒷산 특정 장소에 묻혔다’고 공통된 증언을 한 것을 토대로, 부산시에 이곳에 대한 유해 발굴을 권고하기로 했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위원회는 오는 12월 발표될 영화숙·재생원 사건 진상규명 결정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는다. 피해생존자들이 ‘죽은 원생은 근처 야산 소나무를 뽑아 생긴 구덩이에 파묻었다’고 증언한 영향이다. 증언 신뢰성 역시 높다고 봤다. 지난해 8월 직권조사를 개시한 이후 위원회는 약 160명의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들이 설명한 매장 위치나 방법이 서로 부합했다.
매장 추정지는 부산 사하경찰서 뒤편 야산이다. 이름 없는 산으로, 당시 원생들 사이에서는 ‘독수리산’이라 불렸다. 신입 원생이 배치된 공간인 ‘보충대’가 야산 초입에 들어섰었다.
앞서 지난 14일 위원회는 옛 영화숙·재생원 현장을 찾아 유해 발굴이 가능한 상황인지 확인했다. 사체가 야산에 묻히는 장면을 목격했거나 자신이 직접 사체를 수습했다고 밝힌 피해생존자 9명이 함께했다.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현재 영화숙·재생원 일대 모습이 크게 바뀐 터라 여러 사람의 기억을 아울러 검토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설이 운영된 1970년 전후에는 주변에 별다른 건물이 없었다. 그러다 1980년대부터 사하구 신평·장림동이 공단으로 개발되면서 공장 창고 학교 등이 생겨났다. 원생들이 갇혀 지낸 시설들은 모두 흔적 없이 자취를 감췄다.
2시간여에 걸친 확인 끝에 위원회는 산자락 아래 한 골프연습장 주변을 지목했다. 피해생존자 기억과 시설 건너편 옛 행려환자구호소(현 마리아의 집) 방면에서 촬영한 영화숙·재생원 전경 사진을 종합한 결과, 이곳이 옛 보충대 건물에서 ‘독수리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해당한다고 봤다. 해당 골프연습장 일대를 ‘ㄷ’ 자로 발굴하면 유해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사진 속에 나타난 지리상 조건과 피해자들의 증언을 맞춰보면 골프연습장 주변의 3면에서 시신 암매장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부산시에 유해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다. 내년 5월이면 위원회 활동이 종료돼 직접 발굴에 착수하기 어려우니, 선감학원 사례처럼 지자체에 역할을 당부하려는 것이다. 위원회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 진상규명을 결정하면서 경기도 차원의 유해 발굴을 권고했다. 실제 경기도는 지난 8월부터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위원회의 권고가 공식화하면 발굴 수행 주체나 시기, 장소 등을 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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