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어디로] 박재현·신동국 대체할 새 이사 후보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분쟁의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새로 추천된 한미약품 사내이사 후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대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해임될 경우 박 대표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요구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관련 법원 심문이 오는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으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 박 대표(사내이사)의 이사 해임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및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이사 선임을 상정했다.

이번 한미약품 임시 주총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박 부사장은 전문의 출신 의학박사이자 경영자로 2010년 말부터 한미와 인연을 맺어왔다.

박 부사장은 2001년 2월 서울 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레지던트 수료 후 전문의 시험에서 전국 수석으로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미 입사 전에는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인 '한국애보트'에서 수년간 의과학 임원으로 근무했다. 또한 2015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핵심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한미헬스케어 대표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취임 후 의료기기 사업부를 맡았는데 2018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해당 기간 동안 인조혈관, 수술용 봉합제 10여종의 의료기기와 체외진단 제품을 출시해 연간 15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 성장을 만들어냈다. 또한 타임솔루션 등 재정에 어려움을 겪던 계열사 두 곳을 합병해 정상화시키도 했다.

박 부사장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이던 표적항암제 '올무티닙'과 '포지오티닙' 임상 개발에도 참여해 한국과 중국 간 동반진단 방법을 확립하고 협력사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혁신적인 외과용 창상 제품과 암 진단 제품에 대해 여러 차례 단일 기관 및 다기관 임상연구를 추진했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의학 전문지에 등재시키기도 했다.

2022년 11월부터는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으로 300여명 규모의 헬스케어 부문을 총괄하며 지속적인 경영 합리화로 목표 대비 초과 실적을 냈다. 다만 OCI그룹과의 통합을 앞둔 2023년 하반기에 회사를 떠났다가 올해 초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의약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 감각까지 겸비한 인물"이라며 "지난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하자 최고 경영층 대부분이 만류했을 정도로 한미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경영자"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내이사 후보인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1990년부터 한미에 몸담은 정통 '한미맨'이다.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출발한 장 대표는 2005년 연구센터 합성연구팀을 이끌며 한미의 주력상품인 '아모디핀'의 핵심 원료물질인 '암로디핀 캠실레이트'를 개발했다. 이는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시장에 진입한 최초의 국내 개량신약이다. 장 대표는 그해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해 항암제 '젬시타빈'의 주요 중간체 특허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TEVA'에 기술수출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2012년 한미정밀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장 대표는 취임 직후 32명에 불과했던 연구소 인력을 65명으로 두 배 넘게 키웠고 합성신약(HM43239, HM61713 등)을 포함해 여러 종의 바이오 중간체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5년 대비 세 배에 달하는 연구비를 자체적으로 조달했다. 이와 함께 한미정밀화학을 원료 생산·공급하는 회사에서 미래지향적 고부가 가치 연구생산기지로 전환시켰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및 치료제의 필수 소재인 펩타이드, PEG, 캡핑(Capping) 등에 대한 개발 및 투자 등이 있다.

장 대표는 "임성기 선대회장의 창업정신이자 유훈인 지속적인 연구개발, 그리고 신약개발에 한미가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