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은 아직도 손에 넣기 어려운 차가 있다. 바로 도요타의 '랜드 크루저 250' 시리즈다. 출시 이후 일본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로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정식 출시조차 되지 않고 있어 국내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SUV 시장은 고급화와 도심형 스타일에 집중한 나머지 본연의 오프로드 성능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이런 트렌드에 역행하는 선택을 했다. 럭셔리 지향으로 변모해 가던 랜드 크루저 프라도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도요타가 랜드 크루저 250 개발에 내건 키워드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s)"였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고객의 일상을 믿음직하게 지원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러한 개발 철학은 "한번 사면 10년은 기본으로 탈 수 있는 SUV"라는 신뢰성으로 이어졌다.

랜드 크루저 250 시리즈의 매력은 진정한 오프로더의 성능과 일상 주행의 편의성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점이다. 300 시리즈와 동일한 GA-F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 강성을 50% 높였으며, 프레임과 차체 전체 강성도 30% 향상시켰다.

특히 랜드 크루저 라인업 최초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과 스태빌라이저 분리 메커니즘(SDM)을 탑재했다. 오프로드에서 흔히 발생하는 스티어링 휠의 급격한 반동(킥백) 현상을 줄여 운전자의 조작 피로를 최소화했다. 또한 버튼 하나로 전방 스태빌라이저를 잠금/해제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주행 성능 최적화가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를 제공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 2.8리터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은 1,600~2,800 rpm의 낮은 회전수에서도 500N·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 2.7리터 가솔린 엔진은 163마력의 출력과 246N·m의 토크로 부드러운 가속감을 제공한다.

랜드 크루저 250 시리즈의 디자인은 "신뢰할 수 있는", "시대를 초월하는", "전문가다운"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완성됐다. 과거 랜드 크루저의 특징인 캐빈 후방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전면부의 헤드램프는 오프로드 주행 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높고 중앙에 위치시켰고, 범퍼는 부분 교체가 가능하도록 분할 설계했다. 측면은 오프로드 주행 시 노면 확인이 용이하도록 벨트라인을 낮게 설계했으며, 도어 패널 하단부와 앞뒤 범퍼 하단부는 바위 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컷아웃 처리했다.

내부는 운전자가 차량의 자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수평 계기판을 채택했고, 계기판 상단을 낮게 설계해 탑승자의 압박감을 줄였다. 도어 트림 상단부는 탑승자를 견고하게 감싸 안전감을 높였다.

안타깝게도 현재 도요타 코리아는 랜드 크루저 250 시리즈의 국내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워낙 높아 당분간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직수입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어 프리미엄이 붙는 실정이다.

월 2,250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일본 시장에서조차 출고 지연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 시장 진출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더구나 일본 내 기본 판매가가 ZX(2.8리터 디젤) 기준 7,350,000엔(약 7,000만 원)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출시 시 8천만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번 구매하면 최소 10년 이상은 문제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내구성, 진정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정통 SUV를 찾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랜드 크루저가 가진 역사성과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면 소수지만 확실한 마니아층이 국내에도 존재하는 만큼, 향후 도요타의 한국 시장 전략 변화에 따라 정식 출시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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