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전기차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다. 하지만 전기차에 대한 초기의 열풍이 지나간 지금,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전기차 구매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 EV9은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전기 3열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대중화하면서 EV9은 시장과 소비자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기아 EV을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가 리뷰했다.
기존의 전기 SUV 모델들은 대체로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디자인이 과도하게 독특해 대중성을 놓쳤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X는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과 비효율적인 내부 공간으로 비판을 받았다. 리비안 R1S는 기능성 면에서 우수하지만 역시 가격이 걸림돌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도 마찬가지로 비싼 가격과 독특한 디자인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 EV9은 이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채택했다. 2024년형 기본 가격은 약 5만6395달러(약 8083만원)에서 시작한다. 기존 3열 전기 SUV보다 약 2만달러(약 2866만원)가량 저렴하다.
대중적인 접근성과 함께 EV9은 6, 7인승 옵션을 제공하며 미국 시장에서 기아 텔루라이드 및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에게 전기차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새 모델의 등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V9은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실질적 장벽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며 시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V9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성능과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롱레인지 배터리 옵션을 장착한 모델은 약 304마일(약 489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장거리 주행이 많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포인트다.
또한 EV9은 업계 최고 수준의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10~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4분에 불과하다.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에서도 18%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됐다는 기록도 있다. 충전 속도는 최대 216kW로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매우 우수하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뛰어나다. EV9은 고속도로 주행 시 차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주변 교통 흐름에 부드럽게 적응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비록 포드 블루크루즈나 GM 슈퍼크루즈와 같은 완전한 핸즈프리 시스템은 아니지만 EV9의 시스템은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뛰어난 안정성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EV9은 대형 SUV의 전통적 단점도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3열 SUV는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지만 운전의 재미와 편안함은 포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EV9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의 에디터 패트릭 조지는 “대형 SUV 중 운전 경험이 우수한 모델은 거의 없었지만 기아 EV9은 예외”라고 평가했다.

특히 3열 좌석의 공간감은 많은 전문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리비안 R1S와 같은 경쟁 모델보다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강조한다. 또한 조용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은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를 줄여주는 요소다.
기아 EV9은 여러 면에서 뛰어난 모델이지만, 일부 한계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가격이다. 기본 모델의 5만6395달러(약 8083만원)라는 가격은 경쟁 가솔린 모델인 기아 텔루라이드(3만7585달러, 약 5387만원)와 비교해 약 2만달러(약 2866만원)가량 비싸다.
여기에 롱레인지 배터리 옵션과 사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6만5000달러(약 9316만원) 이상으로 상승한다. 또한 최고 사양 GT-Line 모델은 8만달러(약 1억1466만원)에 육박한다. 이는 대중적인 접근성을 강조하는 EV9의 컨셉과 다소 상충된다.

또한 기본 모델의 EPA 추정 주행거리인 230마일(약 370km)은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다. 실용성 측면에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터치 기반 공조 시스템의 위치가 운전대에 가려지는 등의 설계적 단점이 발견됐다.
기아 EV9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큰 의미를 지닌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성능과 디자인, 공간 활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대중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실현했기 때문이다. EV9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서 전기차 시장 확대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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