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대신 IP 판다…왁(WAAC), 불황 뚫는 ‘K-골프웨어’생존 공식

슈퍼트레인의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재고 부담이 커지고 할인 경쟁이 격화되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골프웨어 자회사 슈퍼트레인이 운영하는 ‘왁(WAAC)’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왁은 단순 의류 판매를 넘어 브랜드 마스코트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수익 구조를 구축하며, 불황 속에서도 ‘질이 다른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골프웨어 불황에도 버티는 힘은 자체 IP

현재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공급 과잉에 따른 재고 부담과 가격 할인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왁은 자체 캐릭터 ‘와키(WAACKY)’를 단순 로고가 아닌 독립적인 IP 비즈니스로 확장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왁은 ‘기필코 승리한다(Win At All Costs)’는 슬로건의 약자로 상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려서라도 이기겠다는 ‘악동’ 이미지를 브랜드 DNA에 담았다. 매너와 격식을 중시하는 기존 골프 문화의 고정관념을 비튼 이 콘셉트는 MZ세대 골퍼들의 취향을 파고들었다. 여기에 따뜻한 감성의 ‘스코비(SCOVVY)’, 천진난만한 ‘피피(PIPI)’ 등을 더해 ‘와키와 친구들’이라는 세계관을 구축하며 캐릭터 라인업을 확장했다.

IP 비즈니스의 강점은 가벼운 수익 구조다. 의류 제조는 원단 조달부터 재고·물류 관리까지 비용과 리스크가 크지만, 라이선스 및 로열티 중심 사업은 재고 부담이 거의 없다. 해외 브랜드 말본(Malbon) 등이 캐릭터를 활용한 사례는 있지만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가 캐릭터를 독립적 수익 모델로 발전시키고 해외 시장에 IP 자체를 수출하는 사례는 왁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전략은 실적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웨어 시장 불황 속에서도 2024년 슈퍼트레인은 매출액 616억원과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웨어 넘어 문구·액세서리까지…IP 확장 가속

왁의 캐릭터 IP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왁의 캐릭터 비즈니스는 이제 필드를 넘어 일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슈퍼트레인은 와키 IP를 활용해 골프용품은 물론 문구, 팬시, 패션 액세서리 등 라이프스타일 굿즈를 제조·유통하며 매출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의류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캐릭터 굿즈 소비로 브랜드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자체 IP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코오롱인더는 와키즈 홍보와 마케팅에 점차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월 왁은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 '2026 PGA 쇼'에 참가했으며 부스 한 켠에는 와키와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결합한 설치물을 전시해 대대적인 IP 홍보에 나섰다.

또 지난해에는 '콘텐츠 IP 마켓 2025'의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해 캐릭터 IP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와키즈 마켓(WAACKIZ MARKET) 콘셉트의 전용 홍보부스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인형, 키링,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 생활 밀착형 제품으로의 라이선스 계약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와키즈 세계관이 지닌 스토리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콘텐츠 협업 및 IP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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