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가 '도로 위 흉기'가 되는 과정
과적 차량 기준이 뭘까
- 고속도로 사망자 60% 화물차 사고
- 축하중 10톤 또는 축중량 40톤 초과할 경우 과적 차량
- 화물차와 사고 시 언더 라이드 현상 주의
초보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화물차 뒤 따라가지 마라.” 일리 없는 말이 아닙니다. 작년 한국도로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고속도로 사망사고 차종별 원인 중 화물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7%에 달합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6명은 화물차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셈이죠. 카츄라이더가 화물차 사고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과적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과적 기준은
과적 차량이란, 화물에 정량을 초과해 싣고 운행하는 화물차를 의미합니다. 도로법 제77조에 의하면 총중량 40톤 또는 축하중(바퀴가 도로에 작용하는 힘) 10톤을 초과하는 차량이 과적 단속 대상입니다.
축하중 10톤인 화물차가 한 번 도로를 운행하면 승용차 7만대가 운행하는 것만큼 도로가 파손됩니다. 실제로 일산대교 공식홈페이지에서는 과적차량 통행이 도로포장 균열을 유발해서 도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교량에서는 무게를 지탱하는 힘인 ‘내하력’을 떨어뜨려 손괴 위험이 커집니다.
과적차량의 위험을 인지한 당국은 현재 도로에 매립된 센서식 저울과 카메라를 이용한 고정식 단속과 공무원이 직접 단속하는 이동식 단속으로 과적운행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과적, 왜 위험한가요
과적 차량은 고속도로에서 저속 주행을 하며 교통 소통에 지장을 주는데요. 핸들을 조작하기 어렵고 제동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과적이 위험한 이유, 정리해 볼까요.
먼저 소모품의 노후가 급격하게 진행됩니다. 차가 감당하지 못하는 양을 적재하기 때문이죠. 브레이크 디스크와 타이어의 마모가 너무 빨리 일어나 교체 시기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운행 중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거나, 타이어가 펑크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죠.
화물차의 위험한 ‘개조’도 사고 원인인데요. 대부분의 화물차는 최대한 많은 짐을 싣기 위해 철조망 같은 고정 장치를 설치합니다. 당연히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지만 대부분 음지에서 개조가 이루어져 단속이 쉽지 않죠. 이런 개조 차량은 사이드 미러를 봐도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주변 교통 흐름을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과적 차량은 한번 가속이 붙으면 제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화물차는 이런 사고도 납니다
화물차와 일반 승용차가 충돌하면, ‘언더 라이드’현상이 일어납니다. 화물차는 바퀴가 커 차량의 높이가 높죠. 이 사이에 낮은 승용차가 충돌하면 차량이 화물차 아래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럴 경우 에어백이 터지기도 전에 차량 전면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됩니다.
이런 언더 라이드 사고를 막기 위해 화물 차량에 반사판을 붙이는 것이 의무화돼 있죠. 고속 도로 안전 주행을 위해선 규정 속도를 준수하고, 특히 화물차가 많이 주행 중인 도로일 경우 앞 차와 안전거리를 꼭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