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싱크탱크, "KF-21 협력 중단은 인도네시아에게 매우 큰 손실 초래"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KF-21 공동개발 프로그램이 기로에 섰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측의 분담금 지연과 협력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양국 간 협력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요.

말레이시아 싱크탱크인 렘바가 케리스(Lembaga KERIS)는 최근 SNS에 "인도네시아의 KF-21 프로그램 참여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방위산업 기술 자립을 달성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며 "이 프로그램을 중도에 포기한다면 인도네시아는 향후 수십 년간 선진 항공우주 기술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게 KF-21 개발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투기 구매가 아닌 기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였기에, 여기서 손을 떼는 것은 그간 투자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쌓아온 기술 역량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죠.

단순 구매가 아닌 공동개발, 그 의미를 되새겨야


KF-21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인도네시아가 단순히 완성된 전투기를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과 함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며 개념 설계부터 함께 고민했던 진정한 의미의 공동개발 사업이었죠.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5세대 전투기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전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었던 것이죠.

일반적인 무기 수입에서는 완성품만 받을 뿐 그 안의 핵심 기술은 블랙박스로 남습니다. 하지만 KF-21 프로그램은 달랐습니다.

한국은 프로그램 초기부터 기술이전을 약속했고, 인도네시아는 이를 통해 항공우주 산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연구개발(R&D)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현대식 전투기 제작이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인지 뼈저리게 배웠죠. 이런 학습 기회는 수십억 달러를 주고도 얻기 힘든 자산입니다.

현장에서 체득한 기술, 그 가치는 막대하다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이 한국에서 보고 배운 것들은 교과서나 논문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실전 노하우입니다.

최첨단 복합재료를 어떻게 다루는지, AESA 레이더 시스템을 어떻게 통합하는지, 스텔스 설계의 핵심 원리가 무엇인지 직접 관찰하고 실습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이론을 배운 것이 아니라 실제 생산 라인에서, 시험비행장에서, 설계실에서 살아있는 기술을 체득했죠.

한 인도네시아 연구소 관계자는 "우리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배운 것은 단순히 항공기 제작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품질 관리 체계, 복잡한 시스템 통합 능력까지 배웠다는 것이죠. 이런 역량은 향후 인도네시아가 독자적으로 항공우주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이 모든 인적 자산과 축적된 노하우가 사장될 위험이 큽니다.

인프라와 조직, 장기 투자의 결실을 포기할 것인가


현대식 전투기 개발은 단순히 기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KF-21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전투기 연구개발에 필요한 전반적인 인프라와 조직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연구시설 확충, 시험장비 도입,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죠.

로지스틱 측면에서도 많은 준비가 있었습니다.

항공기 부품의 정밀한 공급망 관리, 품질 검증 시스템, 국제 협력 프로토콜 등 복잡한 체계를 하나하나 갖춰나갔습니다.

조직적으로도 국방부, 연구기관, 산업체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했습니다.

이런 시스템과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금 포기한다면 다시 구축하는 데 또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

투자된 시간과 비용, 회수 불가능한 손실


인도네시아가 KF-21 프로그램에 투자한 것은 단순히 돈만이 아닙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최고의 인재들을 한국에 파견하고, 국내 연구시설을 정비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분담금으로 약속한 금액의 상당 부분도 이미 지출했죠. 연구소 관계자의 말처럼 "시간, 자재, 예산"을 장기간 투자해온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투자가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순간 회수 불가능한 매몰비용이 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무기 도입이었다면 중단해도 큰 손실은 계약금 정도에 그칠 수 있지만, 공동개발 프로그램은 다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 역량, 구축한 인프라, 양성한 인력이 모두 활용처를 잃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국제 방산 협력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되면 향후 다른 선진국들과의 기술 협력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기술 자립의 꿈, 여기서 멈출 것인가


인도네시아는 오랫동안 방위산업의 기술 자립을 꿈꿔왔습니다.

KF-21 프로그램은 그 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기회였습니다.

한국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과 공동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독자적인 전투기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었죠.

실제로 인도네시아 항공우주산업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됩니다.

기술이전은 연속성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단계까지 함께해야 핵심 기술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불완전한 기술만 남게 되고, 이는 실질적으로 쓸모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인도네시아가 진정으로 항공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연구소 관계자가 강조했듯이 KF-21 프로그램은 "장기 투자"입니다.

단기적인 재정 부담 때문에 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계속 추진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입니다.

지금까지 투자한 것을 살리고, 미래의 기술 자립 기반을 확보하며,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이죠.

물론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입다만, 현재 인도네시아가 프랑스 라팔과 터키로 부터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칸 전투기 등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전투기를 도입하는 금액하는 금액에 비해서는 많은 금액이 아니며, 또한 인도니시아가 이를 포기했을 때의 손실은 금전적 가치로만 따질 수 없을 만큼 큽니다.

잃어버린 10년, 사장된 기술, 무너진 신뢰, 멀어진 기술 자립의 꿈까지 고려하면 지금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길입니다.

KF-21 프로그램은 단순한 전투기 개발을 넘어 인도네시아 방위산업의 미래가 걸린 문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