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화려한 개막…주목할만한 상영작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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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6일 개막했다.
43개국 140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국제 경쟁, 한국 경쟁을 비롯해 베리테, 에세이, 기획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기후위기·청년·동물 등 한국사회의 당면 문제를 다룬 작품부터 농민 생존권·반 식민주의 등 시대를 초월한 의제를 다룬 국제 작품, 다큐멘터리의 본원적 의미를 해석하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작품까지 풍성한 라인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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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6일 개막했다. 메가박스 킨텍스,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에서 다음 달 2일까지 7일간의 축제가 펼쳐진다.
43개국 140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국제 경쟁, 한국 경쟁을 비롯해 베리테, 에세이, 기획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기후위기·청년·동물 등 한국사회의 당면 문제를 다룬 작품부터 농민 생존권·반 식민주의 등 시대를 초월한 의제를 다룬 국제 작품, 다큐멘터리의 본원적 의미를 해석하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작품까지 풍성한 라인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국제 경쟁: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알렉스 푸킨 감독)
스위스의 로잔 대학병원 훈련 센터에서 의료진과 돌봄 노동자들은 연기자, 투병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연기하는 ‘가짜’ 환자들과 대면한다. 올바른 방식으로 환자들을 대면하는 방법에 숙달하기 위한 워크숍의 일환이며, 감독은 이들의 훈련과정과 대화를 기록했다.
영화는 의료진에게 전달된 조언과 방침이 현실과 극도로 대조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의료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돌봄의 상호성·상대성으로 화두를 옮겨간다. 자유주의화 되는 병원 시스템에서 이 시스템이 의료진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할 때 이상적인 관계가 가능할까?
영화는 의료 현장에서 학습된 친절과 공감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 한국 경쟁: ‘1980 사북’ (박봉남 감독)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군 사북에서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감시와 착취에 시달리던 광부 3천여 명이 사북을 장악하고 공권력과 충돌했다. 계엄군이 투입되기 직전에 협상이 타결돼 유혈사태를 피했지만,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영화는 가혹한 노동 환경 아래 고통받은 광부들의 삶을 조명하고, 상처를 회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조명한다.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선이 굵은 시사적 다큐멘터리로 족적을 남겨 온 박봉남 감독은 오랜 인터뷰와 방대한 조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이정표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 베리테: ‘경쟁자’ (클레어 티틀리 감독)
1998년 개그맨 지망생 청년 나스비는 15개월 동안 작은 방에 감금돼 의식주를 해결하는 시험에 든다. 나스비의 이 같은 곤경은 전파를 타고 1천700만명의 시청자에게 낱낱이 공개되지만, 나스비는 이를 전혀 모른다.
영화는 코로나로 출입이 봉쇄된 현재의 나스비가 20여년 전 감금의 기억을 회고하는 시간을 교차하며 전개된다. 흡사 ‘트루먼 쇼’(1988)처럼 전개되는 영화는 나스비의 주림과 고립, 혼란을 하강의 몽타주로 형상화했는데, 이를 통해 생존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애절한 몸부림을 보여준다.
■ 베리테: ‘세 가지 약속’ (유세프 스루지 감독)
영화는 2000년대 초 이스라엘 군대가 서안 지구에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에 대응하는 동안 한 어머니가 카메라에 담아낸 가족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들의 일상은 지하실에서 서로를 보호하며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감독은 성인이 된 후 어린 시절 가족의 모습이 담긴 대량의 홈비디오를 발견하며 영화를 만들게 됐다. 전쟁의 공포, 그 속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희망을 잃지 않는 아름다움이 담겼다. 한 개인과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연약함과 강인함, 회복력을 증언하며 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간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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