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은 실전경험 쌓을 텐데”…北 우크라전 참전에도 국회는 또 ‘설전’만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10. 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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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를 위해 정예부대를 파병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보당국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파병한 부대는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으로 '폭풍군단'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또 파병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점 역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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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新북풍몰이 규탄”
국힘 “안보마저 정쟁 수단”
국회 차원 대책 논의 부재
정부대표단 NATO·EU 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하고 발사 관련 시설 요소별 기능과 능력, 전략 미사일 전투직일 근무(당직 근무) 상태 등 나라의 안전과 직결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를 위해 정예부대를 파병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면 동아시아 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작 우리 정치권에서는 정쟁화만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전쟁 조장과 신(新)북풍몰이 긴급 규탄대회’가 개최됐다. 규탄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신북풍몰이 규탄한다’, ‘전쟁조장 규탄한다’ 등 표어가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가·국민을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를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버젓이 기획하고, 그 행위에 정부 핵심인사가 화답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개인적 대화로 치부하고 넘길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규탄한 건 육군 중장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다. 한 의원은 지난 24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은 그의 의원직 사퇴와 신 실장의 해임을 요구 중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의 전쟁 조장, 신북풍몰이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은 한 의원의 의원직 제명 촉구안을 결의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결의안, 성명, 논평 등으로 총공세할 것”이라고 정쟁화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곽규택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는 큰 소리 한 번 못 내면서 여당 의원의 문자에 선동거리 찾았다는 듯 달려드는 모습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며 받아쳤다. 야당이 “안보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게 여당의 비판이다.

국회에서 생산적인 논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대응에 착수했다. 국방부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기관으로 꾸려진 정부대표단은 오는 28일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등에서 북한군 파병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한다.

정부대표단에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 박진영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소장),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NATO 및 EU 대사 겸임) 등 정보 및 군·외교당국 고위 관계자가 참여한다. 대표단 파견은 한국과 NATO 정상 간 통화회담의 후속 조치라는 게 국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사진 출처 = 아스트라(ASTRA), 연합뉴스]
정보당국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파병한 부대는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으로 ‘폭풍군단’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북한군 내에서도 정예로 꼽히며 산하에 보병·저격 등 작전별 전문 여단을 두고 각종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유사하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전쟁(1955∼1975년) 때 전투기 조종사와 심리전 부대를 파견한 적이 있고, 제4차 중동전쟁 때 이집트에 전투기 조종사를 보낸 바 있다. 또 리비아와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중동 및 아프리카에 수십명 규모로 군사고문단이나 군사교관을 파병한 적도 있다.

다만 이번처럼 대규모 지상군을 외국에 파병하는 건 처음이다. 병력 개개인이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점도 위협적이지만, 최근 대남 도발에 사용해 온 오물풍선에 생화학 무기 등을 넣은 형태를 실험해 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실제 교전 경험을 갖춘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북한군의 전술이 현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파병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점 역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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