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방안엔 매트리스, 창문은 불투명"…청소년 탈선장소 '룸카페' 가보니

이태희 기자 2023. 2. 1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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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시쯤 찾아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한 룸카페.

김영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VD방, 멀티방에 이어 룸카페 등 이러한 유형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밖에서 룸카페 내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큰 유리를 설치하거나 유해매체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등 건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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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둔산동 일대 룸카페…무인 운영에 신분증 검사 없어
전문가, 밀실 방지·유해매체 차단해야…규제 기준 필요
16일 오후 2시쯤 찾아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한 룸카페. 마치 고시원을 형상한듯 여러 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이태희 기자


16일 오후 2시쯤 찾아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한 룸카페. 매장에 들어가자 '비대면으로 운영 중입니다'라는 표지판과 함께 키오스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원하는 방을 선택하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나이와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매장에는 무료로 이용 가능한 간식과 음료, 보드게임 등이 배치돼 있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자 마치 고시원을 형상하듯 여러 개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투명하고 작은 창문이 있는 방도 있었지만, 절반 가량은 불투명 유리로 돼 있어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방 내부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랐다. 1평쯤 되는 방 안에는 누울 수 있는 매트리스와 베개가 구비돼 있었고, TV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었다.

일대의 또 다른 룸카페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곳은 대면으로 입실할 수 있었는데, 직원은 "시청하고 싶은 TV 채널이나 OTT 서비스에 따라 방이 다르다"며 원하는 방을 선택해달라고 능숙하게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도 별도의 신원 확인은 없었다.

직원의 안내로 들어간 방은 더 밀실 같았다. 내부를 볼 수 있는 청문은 전혀 없었고, 복도 끝에는 전용 흡연구역까지 있었다. TV를 켜자 넷플릭스 화면이 떠있었고, 성인 인증이 완료돼 있어 성인물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룸카페는 자유업이나 일반음식점으로 신고가 가능한 업종이다. 숙박업소와는 다른 형태다. 그러나 일부 룸카페는 밀실에 매트리스 등을 갖춰 숙박업소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고, 특히 청소년들의 성행위·음주·흡연·폭행 등 신종 유행업소로 떠오르고 있다.

룸카페 근무 경험이 있는 오 모(23) 씨는 "방학 기간엔 사복을 입으니 학생과 성인을 구분하기 힘들지만 학기 중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자주 보인다"며 "언론에서 이른바 '청소년 모텔'이라고 하던데 딱 그 말이 맞다. 일을 하다 보면 콘돔 등을 많이 발견하는데, 이를 치우는 게 곤욕"이라고 토로했다.

고등학생 김 모(18)양은 "청소년들이 파티룸처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밀폐돼 있어 커플들이 자주 찾기도 한다"며 "방음이 잘 안되다 보니 옆방에서 성행위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고시'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 또는 칸막이 등으로 구획을 나누고 신체접촉·성행위 등이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시설은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한다. 이날 찾은 룸카페 모습 역시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시, 자치구는 최근 합동점검을 실시해 이 같은 룸카페 3곳을 적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방 내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고 성인물을 차단하는 등 룸카페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VD방, 멀티방에 이어 룸카페 등 이러한 유형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밖에서 룸카페 내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큰 유리를 설치하거나 유해매체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등 건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16일 서구 둔산동 일대의 또 다른 룸카페 내부. 매트리스와 배게가 구비돼 있으며 밖에선 내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구조돼 있다. 사진=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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