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한 학생이 친구에게 장난을 치다가... 의자와 책상이 함께 넘어지고 만다. 댓글에는 일체형 책상 써보면 엄청 불편하다, 왜 개발한 지 모르겠다, 현대판 고문 기구다 등 부정적 반응이 줄지었다. 왱 유튜브 댓글에도 몇 년 전부터 “일체형 책상 만든 사람 누군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꾸준히 들어와 취재해봤다.

특허청에 일체형 책상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책상 일체형 강의용 의자’라는 명으로 2003년에 등록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다. 발명자는 ‘이경상’. 그래서 이경상 대표가 근무한다는 대우가구에 전화했는데, 이미 오래전 은퇴하셨다고 한다. 어렵게 연락처를 구해 어쩌다가 일체형 책상을 개발하시게 되었는지 여쭤봤다.

일체형 책상 개발자 이경상 전 대우가구 대표
“20년 넘었죠. 2~30년 됐죠. 학교나 이런 데서 보면 의자하고 책상이 짝이 안 맞아가지고 돌아다니고 망실이 잘 돼요. 또 젊은 애들이 굉장히 에너지가 많아요. 망손도 되고 그래서 그걸 착안해가지고 하다 보니까 거기까지 간 거죠.”

학교에서 책상과 의자 중 하나가 분실되어 짝이 안 맞고, 견고함이 부족해서 자꾸 망가지는 것을 보고 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설명인데 처음 개발과정에서는 학생의 편의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맞춘 책상이라는 걸로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경상 대표는 30년 전 당시엔 주로 교회나 예배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긴 책걸상이 많이 보급돼 있었고, 이 책걸상을 너무 불편해했기 때문에 그나마 한칸 한칸 분리된 의자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좋은 마음이었다고도 했다.

그렇게 개발하고 나니, 마침 당시 대학 정원이 폭발적으로 늘어 작은 강의실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했고, 일체형 책상이 이런 점에서 강점을 가져 인기가 많았다고. 실제로 판매량도 엄청났는데,

일체형 책상 개발자 이경상 전 대우가구 대표
“대한민국의 웬만한 학교는 다 뿌려졌으니까 조달 시장으로 엄청 많이 나갔죠. 그래서 아마 그 물량은 한 연간 몇만 개씩 나갔으니까 상당한 양이 나갔죠. 나간 걸로 하면은 몇십만 개 나갔을 거예요. 제가 있을 동안에. ”

그러나 이처럼 퍼져나간 일체형 책상을 실제로 사용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불편해도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한다. 여러 대학에서 일체형 책상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불만족으로 답한 학생의 비율이 평균 95%를 웃돌았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앉았다가 일어나는 과정이 불편하다, 책상과 등받이 간격이 고정되어 불편하다, 통행이 불편하다 등이 있었다. 인터넷에서도 부정적 반응은 비슷했는데, 노답 책상 3대장 중 한자리를 일체형 책상이 꿰차고 있다. 나머지 둘은 쓰다 보면 자동으로 목디스크가 생기는 모니터 매립형 책상과 의자 자리와 키보드 자리를 분리해놓은 컴퓨터 책상이다.

일체형 책상을 개발한 이경상 대표도 학생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개발 당시에 제한된 예산과 학교의 요구, 교실의 크기 등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일체형 책상 개발자 이경상 전 대우가구 대표
“제가 아쉬운 점이 학교의 예산이 책걸상이다 그러면 얼마로 책정돼있으니까 더 좋게 만들려고 해도 한정된 예산 갖고 만드니까... 20%? 25%만 (예산을) 더 넣어줘도 학생들이 안락하게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좀 했어요. 제품 개발이라는 게 그렇게 좀 용의치는 않죠. 그래도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해왔는데 아무리 하면 뭐 합니까 부족한 게 인간인데”

요즘엔 불편한 점을 개선해서 등받이와 책상 사이 간격이나 책상의 높이가 조절 가능한 모델도 나왔다고 하니, 앞으로 일체형 책상이 살아남을지 아니면 모니터 매립형 책상처럼 사라질지 지켜봐야겠다. 그나저나, 등록금 한두 푼 내는 것도 아닌데 학생들이 제일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책걸상에 돈 좀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