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자' 생각날 때 찾아갈 서울 식당 3
서울은 국제 도시다. 단순히 인구가 많고, 경제의 중심지라서 그런 게 아니다. 문화가 모이고, 재생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식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은 도시 명성에 걸맞은 식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한식은 기본, 일식, 중식, 양식 등 두루두루 수준급이다. 이탈리아 피자라고 다르지 않다. 서울 여행에서 가 볼만한 핏제리아 세 곳을 모았다.
●피자에 진심이라네
경일옥 핏제리아
힙지로에 어울리는 핏제리아 '경일옥'. 홍복문화사 간판을 달고 있는 외관부터 독특하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무슨 음식을 파는 곳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만큼 을지로 인쇄골목에 제대로 녹아든 곳이다.
경일옥이라는 상호에 담긴 에피소드도 제법 흥미롭다. 이 건물주가 생전에 이곳에서 운영했던 설렁탕집 이름이라고. '서울 최고의 집'이라는 뜻을 잇고, 나폴리 피자에 기반을 둔 서울 스타일의 피자를 추구한다. 게다가 메뉴판에 피자를 대하는 주인장의 태도가 제대로 드러나는데, 찐 피자 덕후임을 쉽사리 알 수 있다. 경일옥 핏제리아에서 선보이는 피자에 담긴 이야기와 정보를 가득 담고 있으니 말이다. 음식을 고르는 소비자도 이곳에 더 집중하게 된다.
처음 이곳에 왔다면 주인장 추천을 따르는 것도 괜찮다. 피자 가게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척도인 마르게리타, 자연스러운 매콤한 맛이 인상적인 디아볼라, 담백한 맛의 알트로 베르데를 우선순위로 생각하면 된다. 양은 2명 기준으로 피자 1, 파스타 1 조합이 많은데 루꼴라 콘 그라나, 카프레제 같은 샐러드를 추가하면 좀 더 상큼한 이탈리아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사실 도우가 얇고, 맛이 담백한 편이라 1인 1판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밖에도 마리나라, 뽀모도리니 로마나, 노체 고르곤졸라, 을지로 콤비네이션, 오팔, 경일식품 대마 등 경일옥 스타일이 듬뿍 들어간 피자들이 있다. 파스타는 까르보나라, 아마트리치아나, 솔트 앤 돌체(엔초비+방울토마토 조합의 오일 파스타) 중 선택하면 된다.
●피자 다이닝
다로베
나폴리 피자를 분위기 좋은 곳에서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성수동 다로베다. 맛있는 도우가 피자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식도락가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여기에 다채로운 토핑이 어우러져 수준 높은 피자를 선보이고 있다. 가게 분위기도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근사하다. 오후에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화사한 빛 덕분에 유럽 여행 느낌도 난다.
메뉴는 피자와 파스타는 물론 와인,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티파스토도 다채롭게 구성했다. 피자의 경우 가게 이름을 딴 다로베가 시그니처이며, 칼조네, 소프레시오사, 마르게리타, 5 포르마지오 등이 있다. 또 논나 써니, 칼라브레제처럼 페페론치노가 들어간 매콤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파스타는 포르치니(시그니처), 랑고스티노, 볼로네제, 아마트리치아나 등이 있다.
첫 방문이라면 아무래도 시그니처 메뉴로 식탁을 채우는 게 좋겠다. 부팔라 모차렐라, 프로슈토꼬토 햄, 프로볼로네, 바질, 계란, 트러플 오일로 풍성한 맛과 향이 특징인 다로베 피자와 진항 야생 버섯의 향이 파케리 파스타에 듬뿍 밴 포르치니는 필수다.
여기에 로마노(미니코스 샐러드+올리브+페코리노 등), 페페로나타(파프리카 절임) 등을 곁들이면 좋다. 이탈리아 여행 기분을 더 살리려면 맥주나 스푸만테(스파클링와인)로 목을 축여보자. 주류가 꺼려지면 이탈리아 탄산수 산펠레그리노로 청량감을 더하는 건 어떨까.
●송리단길 속 밀라노
엘리스리틀이태리
메인 송리단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골목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 바로 엘리스리틀이태리다. 입구 겸 대기장소부터 포토 스폿이다. 원색의 의자와 여러 화분, 작은 간판이 옹기종기 모여 이곳만의 감성을 만들어 낸다.
내부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낮은 조도로 바 같은 분위기가 난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이탈리아 패션의 중심지 밀라노의 모던함을 옮겨온 것 같다. 소개팅 장소로 활용해 볼 수도 있다. 메뉴는 꽤 다양한 편. 안티파스티, 피자, 파스타 크게 세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 비프 타르타르, 구운 관자와 2가지 퓌레(이상 안티파스티), 새우 버섯과 루꼴라, 살시체 피자, 블랙 트러플 크림과 프로슈토(이상 피자), 성게알과 어란 파스타, 제철 생선 오일 파스타, 블랙 트러플 크림과 뇨끼(이상 파스타)가 눈에 띈다. 게다가 오늘의 추천 메뉴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메뉴판 위에 살포시 올라가 있어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두루두루 살펴보면서 최적의 메뉴를 조합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피자 도우는 적당한 두께라 씹는 맛이 좋은 게 특징이다. 갖가지 토핑과 함께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안티 파스티 메뉴들은 파인다이닝 못지않은 플레이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테이크도 준비돼 있으니 안티 파스티 1, 파스타 또는 스테이크 1, 디저트 1, 3코스 식사를 직접 짜보는 것도 괜찮다. 식사의 끝은 역시 디저트.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 조합 또는 시원하고 달콤한 젤라토로 즐거운 식사에 마침표를 찍어보자.
이밖에도 서울에서 가보면 좋을 이탈리아 피자 맛집으로는 스파카 나폴리 빠넬로 볼라레 지아니스나폴리 임뻬라또 등이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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