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KF-21 전투기 구매 추진"... 예상보다 이른 협상 개시

동남아시아의 공중 전력 판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블룸버그로 불리는 홍콩의 대표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필리핀의 KF-21 보라매 전투기 구매 협상 소식을 단독 보도하면서 국제 방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도 않은 신형 전투기를 필리핀이 벌써부터 도입하려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과연 필리핀은 왜 그리펜이나 F-16 같은 검증된 전투기 대신 KF-21를 선택하려는 것일까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 그 신뢰성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단순한 지역 언론이 아닙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해온 이 매체는 중국 자본에 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이러한 배경을 가진 언론이 필리핀과 보라매 전투기의 구매 협상을 보도했다는 것은 상당한 신뢰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 10월 27일, KF-21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필리핀 측의 협상이 아덱스 2025 전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성남 비행장에서 진행된 KF-21의 기동 시험은 전 세계에서 초청된 방산 관계자들 앞에서 이전과는 다른 민첩한 모습을 선보였으며, 필리핀 대표단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AI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는 필리핀이 보라매를 가장 먼저 판매할 수 있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으며, 양측 간 상당한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이죠.

FA-50의 성공이 KF-21로 이어지다


필리핀이 보라매에 관심을 보이게 된 데에는 FA-50 경전투기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필리핀 공군은 중국과의 분쟁이 심각해지기 전인 2015년 FA-50 경전투기 12대를 구매했는데, 당시 전임 두테르테 대통령이 도입을 비판할 정도로 초기에는 논란이 있었죠.

하지만 이후 분쟁 지역에 대한 항공 전력을 담당하고 테러 단체를 폭격하는 데 상당한 능력을 입증하면서 오히려 추가 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FA-50의 가동률입니다.

KAI가 필리핀에 도입된 FA-50 경전투기에 대해 지속적인 군수 지원을 담당하면서 가동률을 85% 이상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공군이 운영하는 미국산 F-15K 전투기의 가동률이 60% 아래로 떨어져 논란이 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인상적인 수치죠.

수십만 개의 부품이 필요한 전투기의 경우 부품 단종이 시작되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KAI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필리핀 공군은 미국과의 합동 훈련을 자주 실시하고 반군에 대한 폭격 작전을 언제든 수행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필리핀은 최근 FA-50 12대를 추가로 주문했으며, 기존 모델이 아닌 AESA 레이더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최신형으로 계약했습니다.

기존에 운영 중인 11대 역시 최신형으로 개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과의 방산 협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용 대비 효율, 필리핀이 주목한 핵심


필리핀이 보라매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입니다.

선진국 항공 업체와 달리 무기 체계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이 핵심이죠.

필리핀은 대규모 자금을 국방비에 투입하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전투기를 도입할 경우 매년 발생하는 막대한 운영 비용과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도입 비용이 다소 비싸더라도 유지 비용이 적은 항공기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기술 이전을 포함한 상당한 A/S 역량을 제공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원과 기술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한국산 무기는 단순히 장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필리핀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신형 전투함 대부분을 한국에 주문했으며, 예상보다 빠르게 건조되어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더욱이 필리핀이 그동안 검토해왔던 스웨덴의 그리펜 전투기는 우크라이나의 150대 이상 주문으로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생산 라인이 가동 중인 보라매는 빠른 인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리핀에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전력


필리핀이 KF-21 도입을 서두르는 데에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동남아 분쟁 지역에 J-10과 J-35 전투기를 투입하고 있으며, 필리핀은 이를 상쇄할 새로운 전술기가 절실한 상황이죠.

한국 공군이 내년 말 전력화를 완료할 예정인 스텔스 전투기로 설계된 보라매는 필리핀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보라매의 발전 가능성입니다.

한국이 초단기간에 전투기 개발을 완성하고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적극적인 군사 기술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중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필리핀 같은 서방 동맹국들이 비싼 미국산 전투기를 대량으로 구매하기 어려워지자, 미국이 보라매 완성에 큰 도움을 주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로 KF-21는 기체 완성뿐 아니라 무인기 통합, 항공 무장 개발, 스텔스 전투기 기술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스텔스 기술을 확보하는 데 20년 이상이 소요되었고 아직 제대로 된 엔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이 빠르게 모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입니다.

동남아 공군력 재편의 신호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필리핀이 보라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지만, 초기에는 최대 12대 정도를 도입해 실전 성능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AI 역시 필리핀이 도입할 경우 적극적인 후속 군수 지원을 통해 수출을 더욱 확대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죠.

이는 FA-50의 성공 사례를 보라매에서도 재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필리핀뿐만 아니라 이라크도 아덱스 전시를 통해 보라매 도입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중동 국가들이 더 빠르게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라매가 수출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공동 개발 국가였다가 탈퇴했던 인도네시아도 최근 대통령이 KAI 공장을 방문하는 등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보라매가 동남아시아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빠른 인도가 가능한 결정적 강점


보라매가 다른 서방 전투기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빠른 인도 가능성입니다.

한국 공군의 주문으로 이미 40대 양산이 진행되면서 생산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필리핀이 빠르게 전력을 확대하려면 즉각 배송이 가능한 KF-21가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이죠.

더욱이 한국은 블록 1형을 빠르게 완성하고 벌써부터 블록 2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필리핀에 공급될 모델은 최신형으로 계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리핀 입장에서는 수년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하려다가 높은 비용과 긴 대기 시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첨단 무기 체계인 전투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문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KF-21는 이미 양산 체계가 구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빠른 전력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간은 필리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KF-21는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지원되어 온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보라매가 아덱스에서 본격적으로 데뷔하자마자 필리핀에서 구매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은 동남아 공군력 재편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전함에 이어 전투기까지 한국산 무기 체계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필리핀의 선택은, 한국 방산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동아시아 안보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