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안되면 입찰 안해” 재건축 ‘수의계약’ 늘어…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 부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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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건설사들의 경쟁 입찰이 줄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공사비가 오르고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이 떨어지다 보니 사업성이 보장되는 대형 사업지가 아니면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경쟁 입찰이 되면 건설사들은 영업비 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각 건설사가 중점사업지에 TF를 꾸리는 등 집중하면서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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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경쟁입찰 리스크 커…주요 사업지 집중”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건설사들의 경쟁 입찰이 줄고 있다. 건설사들이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사와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마장동 마장세림아파트 재건축에 현대건설만 입찰 참가 의향서를 내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마장세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달 초 현대건설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은 미응찰되거나 단독 입찰로 경쟁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될 경우 단독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높은 사업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도 DL이앤씨가 1차에 이어 2차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 커진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는 강남구에 대단지 재건축으로 지난 3월 현장설명회에 GS건설 등 10개 건설사가 참석하는 등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DL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그러나 지난 5월 DL이앤씨가 입찰을 포기하면서 조합은 시공사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고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처럼 서울 사업지에서 시공사 경쟁 입찰이 사라지면서 조합들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조합의 선택지가 줄어들면서 공사비가 올라갈 수 있다”며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를 빨리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도 거절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조합원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최초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최근 조합이 건설사에게 입찰참여 확약서를 요구하면서 수의계약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정비사업 기준에 따르면 현장설명회 이후 입찰 마감까지 최소 45일 이상의 마감기한을 둬야 한다. 건설사가 현장설명회를 통해 사업에 대해 파악하고 입찰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조합들은 입찰참여 자격으로 확약서 제출을 요구해 마감기한까지 확약서를 제출한 업체가 1개 사 이하인 경우 경쟁구도 미성립으로 자동 유찰시키고 있다. 이에 현장설명회 이후 7일 이내로 확약서 제출기한을 정하면 1개월 만에 2회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각종 비용 상승으로 경쟁 입찰로 수주를 확보하는 것을 꺼리는 입장이다. 실제 건설사들은 주요 지역마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추려 소수 사업지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공사비가 오르고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이 떨어지다 보니 사업성이 보장되는 대형 사업지가 아니면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경쟁 입찰이 되면 건설사들은 영업비 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각 건설사가 중점사업지에 TF를 꾸리는 등 집중하면서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공들이는 사업장 외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다. 다른 건설사들도 타사가 공들이고 있는 사업지는 경쟁을 피한다”며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들이 내세우는 조건도 까다로워져 건설사가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늘면서 경쟁을 더 피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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