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굿뉴스' 그리고 '사마귀'…넷플릭스, 2025년 7色 신작 라인업 [29th BIFF](종합)

강다윤 기자 2024. 10. 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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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 감독, 이태성 감독, 김병우 감독, 연상호 감독, 남궁선 감독, 김태준 감독, 변성현 감독. / 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부산 강다윤 기자] 넷플릭스가 2025년 선보일 한국영화 7편을 공개했다. 그 7명의 감독이 모여 액션, 로맨스, 재난물, 애니메이션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며 출격을 예고했다.

4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파트하얏트부산 볼룸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대홍수' 김병우 감독,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고백의 역사' 남궁선 감독, '사마귀' 이태성 감독, '굿뉴스' 변성현 감독, '이 별에 필요한' 한지원 감독 등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2025년 넷플릭스는 실종 사건을 두고 각자의 믿음을 좇는 이들의 '계시록',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날을 그린 SF 재난 영화 '대홍수',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이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스릴러 '84제곱미터', 열아홉 학생들의 청춘 로맨스 '고백의 역사', '길복순'과 살인청부업계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사마귀', 1970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 '굿뉴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까지 총 7편의 영화를 공개한다.

김태준 감독. / 넷플릭스

먼저 '84제곱미터'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스릴러다. 독특한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84제곱미터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가장 대중적인 32평에 해당하는 아파트 면적을 말하며, 국내 부동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김태준 감독은 "'84제곱미터'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파트를 대표하는 일명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아파트 문화를 상징하는 숫자다. 주인공 우성이가 '영끌'로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마련에 성공한다. 그 기쁨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층간소음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무래도 층간소음이라는 굉장히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다 보니까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는 무대인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려 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아파트라는 공간은 획일화돼 있고 공간의 구조가 마감들이 사실 영화적으로는 굉장히 재미가 없는 공간들"이라며 "때문에 이런 공간들을 최대한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다채롭게 표현을 해보려 스태프들과 연구를 많이 해봤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변성현 감독. / 넷플릭스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변성현 감독과 넷플릭스가 의기투합하는 두 번째 작품으로 그의 영화적 상상력이 이번엔 1970년 여객기 납치 사건을 둘러싸고 비밀 작전을 펼치는 인물들의 수 싸움과 갈등, 시시각각 변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갔다.

변성현 감독은 "1970년대 여객기 납치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다. 공군중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 그리고 국가 조직에 수반되어 있는 어떤 인물까지 세 사람이 모여서 비밀스럽고 좀 수상한 작전을 하는 내용"이라고 '굿뉴스'를 설명했다.

변성현 감독은 '굿뉴스'로 설경구와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춘다. 그는 "설경구와 네 번째 작품을 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제일 염두에 두고 했다"며 "'불한당'이라는 영화에서 나랑 처음 만나고 슈트를 입고 굉장히 멋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겨져있는 설경구를 빳빳하게 피겠다는 일념이 있었다. 요새는 너무 빳빳하게 펴져서 다시 심하게 구겨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다시 제대로 구겨볼 생각"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태성 감독. / 넷플릭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독특한 제목의 '사마귀'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과 살인청부업계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작품이다.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각본에 직접 참여하고, '길복순', '더 킹' 등 다양한 작품의 조감독 출신으로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이태성 감독이 첫 연출을 맡는다. 이태성 감독은 "'길복순'을 보셨으면 아실 텐데 길복순을 제외하고 다 죽는다. 그래서 쓸만한 캐릭터가 남아있지 않았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휴가 간 사마귀와 은퇴한 독고할배라는 이름이 거론된다"며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휴가를 다녀왔는데 회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는 거다. 이때다 싶어서 자신의 베프가 살인청부업계에서 한 획을 긋겠다며 회사를 차리는데 말처럼, 포부처럼 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장애물을 이겨내며 성장해 나가는 청년들의 성장통 같은 영화"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태성 감독은 "변성현 감독님이 '길복순'을 준비하실 때부터 '사마귀'를 염두에 두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길복순'에서는 굳이 촬영되지 않았지만 시나리오 단계에서 사마귀라는 인물이 있지 않나. 찍었다 해도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 후속에 대한 예시는 충분히 있을법한 인물"이라며 "'길복순'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후속이 좀 예정돼 있었는데 그게 되면 사마귀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라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김병우 감독. / 넷플릭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김다미가 극 중 인공지능 개발 연구원이자, 거대한 해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나를 연기한다.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대홍수 속에서 안나를 구조하려는 인력보안팀 희조 역은 박해수가 맡았다.

김병우 감독은 "항상 영화를 보여드리기 전에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어디까지 말씀을 드려야 할까 고민된다. 특히 이 영화 같은 경우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워낙 많아서 어디까지 말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목이 '대홍수'니까 당연히 대홍수가 일어나지 않겠나"라면서도 "재난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끝에는 재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주 복잡할 수도 있고 심플하고 단순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재난장르를 통해 시작하자는 게 최초의 생각이었고 지금 후반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약간 두근두근하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대홍수'는 넷플릭스에서 론칭되는 영화다. 사실 나는 '넷플릭스에서 만드는 영화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라는 고민이 있다. 그전처럼 해도 되는지, 다른 것도 고민해야 하는지. 제일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는 관객이 리모컨을 쥐고 있다는 거다. 극장에서는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기다려주시지 않나. (넷플릭스는) 리모컨이 있으니 관객들이 멈출 수도 있고 볼륨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 통제권을 관객에게 넘긴 상태에서 내가 만든 영화를 보는 상황이 됐을 때 어떻게 전개했을 때 재밌을 수 있을까 싶다"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남궁선 감독. / 넷플릭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다. 배우 공명이 서울에서 온 전학생 한윤석 역을 맡았다. 악성 곱슬머리 때문에 단 한 번도 고백에 성공해 본 적 없는 여고생 박세리 역은 신은수가 연기한다. 세리의 짝사랑이자, 학교 최고의 인기남 김현은 차우민이 분한다.

남궁선 감독은 "세상에 지치는 일도 많고 서로 믿지 못하는 일도 많고 그런 불신 속에 지쳐 있을 때 아직 세상에 정말 순수하고 좋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감각을 사랑의 뉴웨이브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들고 있는 작품"이라며 "우리 캐스팅이 아주 재밌다. 오늘 아침에도 촬영을 하고 왔다. 정말 좋은 것들, 즐거운 에너지에 대한 영화다. 그래서 우리 캐스팅은 맑고 즐겁고 에너지가 있는 배우들로 특별히 모셔서 정말 그 캐릭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함께하고 있는 배우들에 대해 "공명 배우도 엄청 맑고 바른데 약간 시큰둥하지만 든든한 강아지 같은 느낌이 있다. 이게 서울에서 온 전학생이랑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곱슬머리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직진하는 에너지를 가진 신윤수 배우는 그냥 같은 사람 같다. 영화 캐스팅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며 "학교 최고 인기남에는 차우민이라는 배우가 들어왔는데 부산에서 찍는 청춘영화라면 부산남자 차우민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왜 학교 최고 인기남인지 영화에서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연상호 감독. / 마이데일리

혼란에 빠진 사회에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 제기를 해온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을 통해 종교와 인간, 믿음과 신념, 선과 악의 묘한 경계에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질 전망이다. 배우 류준열이 신의 계시를 따르는 목사 민찬 역을, 신현빈이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되는 양래와 수상한 목사 민찬의 뒤를 쫓는 형사 연희를 연기한다.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고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며 "류준열 배우가 신실한 믿음과 잔혹한 현실 사이 오직 단죄를 목표로 달려가는 민찬 역을 맡았다. 신현빈 배우는 과거 끔찍한 범죄로 죽음을 맞이한 여동생의 환영에 계속 시달리면서도 범인을 쫓는 형사 연희역을 맡았다"라고 설명했다.

두 배우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신현빈 배우와는 예전에 '귀이'라는 작품 대본을 썼는데 연출을 하지는 않아서 현장에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엄청 진지하고 몰입력이 되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류준열 배우는 정말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완벽하게 체화하려 집요하게 노력하는 배우다. 그래서 되게 놀랐다. 두 배우 모두 이번 영화에 노메이크업으로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리얼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지원 감독. /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 특유의 섬세한 그림체와 연출, 신선한 상상력, 그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성을 가진 한지원 감독은 '이 별에 필요한'에서 한 층 더 확장된 세계관과 우주와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음악으로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려낼 전망이다.

한지원 감독은 "약간의 미래인 205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김태리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해주신 난영은 과학자이면서 사고로 지구 귀환에 실패한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에 가고자 하는, 아프지만 빛나는 꿈을 가진 캐릭터다.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해주신 제이는 레트로 음악 기기를 수리하며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런 제이의 음악과 난영이의 우주를 향한 꿈이 아름답게 버무려진 애니메이션"이라고 뿌듯하게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두 배우가 직접 스크린에 등장하는 일은 없다. 다만 애니메이션의 동작과 연기에 어떻게 하면 두 분의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사전 단계에서 두 분의 목소리와 연기를 담을 수 있는 세팅을 준비했다"며 "중요하신 것들은 직접 연기를 부탁드렸고 생각보다 엄청 폭발적이거나 리얼한 연기가 나오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대사 자체도 실사 연기에 영향을 받아 바꿔가기도 했다. 배우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듯이 개발을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편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는 올 한 해 넷플릭스 한국 영화를 돌아보고, 2025년 공개작들을 선보이는 자리. 넷플릭스 서울 오피스에서 영화와 시리즈 부문을 담당하는 콘텐츠팀 김태원 디렉터를 비롯, 2025년 넷플릭스 한국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는 기성, 신인 창작자들이 참석해 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넷플릭스 한국 영화의 비전, 그리고 국내 영화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고민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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