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서
이제 막 피어난 홍매화,
이번 주말이 절정 포인트!
전국적으로 꽃이 늦게 피어나면서 봄꽃 명소들의 개화 시점도 미뤄졌다. 여행을 미루고 있던 이들에겐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화엄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전라남도 구례군에 위치한 화엄사는 매년 봄이면 고찰의 고요함을 깨우는 듯한 붉은 매화꽃이 경내를 수놓는다.
이곳에서 피어나는 홍매화는 국보급 문화재들 사이를 흐르듯 피어나며 한국에서 가장 늦게 개화하는 매화로도 알려져 있다.
화엄사의 매화는 해발 450m의 높은 고도와 지리산의 큰 일교차, 바람과 습도가 어우러져 다른 사찰들보다 개화가 더디다. 올해는 특히 봄이 늦어져 예년보다 훨씬 늦은 3월 23일부터 본격적인 개화를 시작했다.
화엄사에 따르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가 홍매화의 절정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3월 30일에는 80%, 4월 초에는 거의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화 사진을 남기려는 전국의 사진 작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화엄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도 4월 12일까지 연장되어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화엄사 홍매화는 경남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나 전남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보다 개화 시점은 늦어도 그만큼 깊고 고요한 봄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화엄사는 매화 외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석등(국보 제12호), 4사자 3층석탑(국보), 영산회 괘불탱(국보) 등을 비롯해 각황전, 대웅전 등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사찰이다.
특히 석등과 각황전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매화는 어떤 풍경보다 고즈넉하고 감동적이다. 또한 화엄사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하동에서 화엄사로 이어지는 35km 구간의 19번 국도는 벚꽃 가로수길이 펼쳐져 4월이 되면 붉은 매화와 함께 벚꽃 드라이브까지 즐길 수 있는 진귀한 코스로 손꼽힌다.
주변에는 섬진강 매화마을, 쌍계사, 고소성 군립공원 등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가 많아 하루 일정으로도 손색없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기다렸던 이들의 기다림을 보답하듯, 화엄사의 매화는 봄을 피워내는 중이다.
이번 주말, 늦게 피어난 매화가 핀 화엄사를 보러 구례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