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톡방에 내 글만 답이 없길래.." 며칠 뒤 조용히 방을 나온 이유

올해 66살인 나는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여섯 명과 단체톡방을 하고 있었다. 젊을 때는 가족끼리 여행도 다니고 서로 아이들 돌잔치까지 챙겼던 친구들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만나는 횟수는 줄었지만 단체방만큼은 거의 매일 움직였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여전히 꽤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내 말에서만 대화가 끊겼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다. 친구가 여행 사진을 올리면 다들 "좋겠다", "어디야?" 하며 답을 달았고 손주 사진을 올리면 귀엽다며 한참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내가 "오늘 병원 갔다가 꽃이 예뻐서 찍어봤어"라며 사진 한 장을 올리면 몇 시간 동안 아무 답이 없었다. 다음 날 다른 친구가 골프 사진을 올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

한두 번이면 우연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몇 번 반복되자 나도 조금씩 눈치를 보게 됐다. 글을 썼다가 보내지 않고 지우는 날이 많아졌다.

내가 모임에 못 나간 날 알게 된 것이 있었다

며칠 뒤 친구들끼리 저녁을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그날 병원 예약이 있어 "이번에는 못 갈 것 같아. 다음에는 꼭 볼게"라고 남겼다. 역시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그날 밤 한 친구가 개인적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다섯 명이 식당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이었다. 그런데 사진보다 마음에 걸린 것은 친구가 덧붙인 한마디였다.

"요즘 네가 조용해서 다들 좀 불편해하는 것 같더라."

그 말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철렁했다. 나는 일부러 조용했던 것이 아니었다. 내가 말을 할 때마다 대화가 끊기니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된 것뿐이었다.

다음 날 올라온 한마디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다음 날 아침 단체방에서 한 친구가 말했다.

"나이 들수록 밝은 사람들끼리 만나야지. 맨날 힘든 이야기 들으면 같이 처져."

누구를 지목한 말은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은 웃는 표시를 남겼고 곧바로 다음 여행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한참 동안 그 화면을 바라봤다.

그제야 알았다. 몇 달 전 남편이 아프기 시작한 뒤부터 나는 예전처럼 여행이나 맛집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가끔 병원에 다녀온 이야기나 집에서 보낸 평범한 하루를 올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그런 내 모습이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나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 그날 오후 조용히 '채팅방 나가기'를 눌렀다.

방을 나오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오래 알고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관계가 끝까지 같은 모습으로 남는 것은 아니었다. 젊을 때 함께 웃었던 사람이라도 내가 힘들어진 순간까지 곁에 있어주는 사람인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이 이야기는 실제 중년 이후 오랜 친구 관계와 단체톡방에서 겪은 사연들을 바탕으로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실화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친구는 내 이야기에 매번 답해주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조금 힘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내 존재까지 불편해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 몇 명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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