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나왔던 서울의 마지막 시민 아파트… 지금은?

출처 : MBC

회현 시민아파트 근황
대형 버스 주차장·공원 조성
2026년 내 착공 목표 설계

서울의 마지막 시민 아파트로 불리던 ‘회현 제2시민아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이 아파트가 무한도전 여드름 브레이크 특집, 빅뱅의 거짓말 뮤직비디오, 친절한 금자씨, 스위트 홈 등 여러 작품에 배경으로 등장한 곳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8월 서울시는 제12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회현 제2시민아파트 도시관리계획(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도시관리계획에는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포함됐으며, 도시계획시설(주차장, 공원)을 신설하는 계획 내용이 골자다.

출처 : 뉴스 1

지난 1970년대 국·공유지에 건설된 시민아파트를 철거하고 지상 3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 2,642㎡ 규모의 대형 버스 주차장 및 입체 전망 공원을 신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지는 1969년~1971년 사이 국·공유지에 건립한 시민아파트 중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시민아파트로서 2004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재난위험시설 D등급 판정을 받아 정리 사업을 추진 중인 회현 시민아파트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시민아파트의 철거를 통해 도심 일대 부족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남산과 연계한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등 시민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이번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옥상층은 남산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입체 전망 녹지 공원으로, 지상 2층~지하 2층은 대형 버스 주차장 및 승용차 주차장으로 최대한 입체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뉴스 1

더하여 대상지는 공원 조성 부지 자체가 한정적인 서울에서 그린 네트워크 조성과 토지 활용 효율을 동시에 혁신할 수 있는 입체 공원 제도 적용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입체 공원 조성과 주차장의 융·복합화를 통해 남산 일대의 도시 활력을 창출하고,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 확대 등 지속 가능 입체 도시 실현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데 큰 의미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26년 내 착공을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 실시계획 인가 및 토지 수용 등 절차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뉴스 1

당초 회현 시민아파트는 1968년 지어지며 한때 연예인이나 중산층이 거주하며 ‘연예인 아파트’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심각한 노후화가 진행되며 흉물 취급을 받아야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독특한 구조와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자주 쓰였으며, 이에 따라 회현 시민아파트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안전 문제의 영향으로 철거가 확정되며 오는 2026년 상반기 철거를 시작할 전망이다. 당초 회현 시민아파트는 회현 제1시민아파트와 회현 제2시민아파트로 이루어졌으나 회현 제1시민아파트는 지난 2003년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자리에는 중구회현체육센터가 건립됐다. 이어 철거가 예정된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금화시민아파트가 지난 2015년 철거되면서 마지막 시민아파트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회현 시민아파트는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사고로 부실성이 크게 대두되었던 시민아파트 시대의 폐막을 알리고, ‘부실시공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서울 행정당국의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해당 아파트를 ‘회현 제2 시범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출처 : 서울 역사박물관

한편, 회현 제2시민아파트를 마지막 시민아파트로 만든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사고는 1970년 4월 서울 마포구 소재의 시민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주민 34명이 사망했으며, 40여 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판자촌을 없애고 당장 시민 아파트를 지어 입주시켜라.”라는 주문을 내린 뒤 지어진 곳이다.

당시 최대한 빨리 많은 아파트를 지으라면서도 턱없이 부족한 공사비 탓에 무면허 업체의 부실시공이 이어졌고, 이러한 문제들이 엮어 아파트가 붕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김현옥이 사퇴했으며, 문제의 하청업자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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