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전기차 무선충전, 우려보다 기대가 높은 이유
-교통 약자 충전 편의성 획기적 개선 가능해
-주파수 표준화·비용 문제는 아직 숙제
-전기차 구입 리스크에 현실적인 돌파구로 주목
전기차 충전 방식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무선 충전을 하는 기술이 대표적인데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인프라 해결책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만큼 전기차 무선충전은 우리 삶에 다가오길 희망하고 있다.
무선 충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주차만 하면 별도의 케이블 연결 없이 충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교통 약자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차가 스스로 이동해 주차와 충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도 있겠다.
더 나아가 '무선충전 도로' 개념도 연구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해당 기술을 선보인 카이스트의 경우 도로에 충전 패드를 매설해 운행 중에도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에서도 실증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충전소 없이 전기차 운영이 가능해지고 적은 배터리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무선 충전 방식은 자기유도, 전자기파, 자기공진 방식으로 나뉜다. 시장의 주류는 자기공진 방식. 충전소에 매설한 패드가 전기차에 내장한 무선충전 장치와 공진 주파수를 맞춰 충전하는 원리다. 앞서 제네시스 GV60에도 적용한 방식이 이 같은 원리다. 충전 속도는 약 11㎾로 완속 충전기와 비슷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있다. 전력을 무선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주파수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한 절차가 복잡하다. 세계 각국의 무선 전력 전송용 주파수가 동일하다면 쉽게 해결될 문제지만, 정작 이와 관련한 글로벌 표준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유선 충전기에 비교한다면 케이블 단자 형상이 모두 다른 셈이다.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 80~100kHz, 130~150kHz, 323~405kHz, 1.6~1.8MHz, 6.78MHz, 13.56MHz 등 7개 주파수 영역이 할당되어있다. 미국은 500kHz 이하, 6.78MHz, 13.56MHz 등을 할당해 우리나라 주파수와 일부 겹치는 영역이 있지만, 중국은 105~205kHz, 6.8MHz만이 할당되어있어 호환이 불가능하다. 전력량의 크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표준안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충전 효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다. 더 많은 전류를 필요로 하는 급속 충전 방식을 채택할 경우 전력 효율, 즉 전기 소모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인공지능 등으로 전력 수요는 세계적으로도 증가 추이에 있는 만큼 당장 에너지 소비 효율이 낮은 무선 충전기를 쓰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보안과 관련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를 해킹해 과열을 유도한 공격 사례가 보고된 바 있는 만큼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전기차에도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능성은 낮다는 게 보안업계의 중론이지만 가능성은 언제든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선충전 기술은 부정보다 긍정의 시선이 더 많다. 전기차 리스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물질로 인한 충전 불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고 주차 보조 기술을 연동해 최적의 충전 위치를 찾아주는 방안도 테스트 하고 있다. 전파인증원의 심사를 거쳐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고 있다.
기술적 보완, 부담이 큰 초기 설치비용의 해소 방안, 정부와 지자체 관심 등 굵직한 틀이 잡혀야 상용화의 길로 접어들겠지만 분명한 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미래의 충전 인프라를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충전이 아닌 주차 자체가 전기차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일이 되는 미래, 무선충전 기술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전기차의 일상적인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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