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뒷담화했나"…보수 싱크탱크, NASA에 정보공개 요청

고일환 2024. 10. 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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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보수 싱크탱크가 연방정부 내 반(反) 트럼프 세력 색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헤리티지 재단이 NASA를 지목해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내부 언급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와 NASA의 사업관계 때문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NASA 외에 다른 연방정부 기관에 대해서도 비슷한 취지의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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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이메일에서 트럼프나 머스크 언급했다면 내용 넘겨라"
일론 머스크(좌측)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우측)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보수 싱크탱크가 연방정부 내 반(反) 트럼프 세력 색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위치한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달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대한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NASA 직원들이 직장 내 이메일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언급했을 경우 내용을 공개하라는 취지다.

헤리티지 재단이 NASA를 지목해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내부 언급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와 NASA의 사업관계 때문이다.

우주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스페이스X와 118억 달러(약 15조9천억 원) 상당의 계약을 한 NASA 내부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머스크에 대한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성공에 기뻐하는 일론 머스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뒤 거액을 기부하는 등 선거운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리티지 재단 내 조사팀을 이끄는 마이크 하웰은 "NASA가 우주에 대한 연구 대신 좌파 이념에 물들었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 국민이 연방 정부나 산하 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이메일 내용 공개를 요청했다.

다만 헤리티지 재단의 정보공개 요청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특정 정치인과 관련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연방 공무원 분야가 전문인 켈 맥클래너헌 변호사는 "트럼프나 머스크에게 비판적인 연방 공무원을 색출해 블랙리스트에 올리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자신들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비판적인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NASA 외에 다른 연방정부 기관에 대해서도 비슷한 취지의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염두에 두고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를 주도했다.

민주당은 프로젝트 2025가 낸 992쪽 분량의 보수 정책 문건을 '극우 로드맵'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서는 등 논란이 됐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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