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정지에 고발까지…녹취 후폭풍, ‘사면초가’ 박상용
법무부는 박상용 직무정지 명령…“비위 확인, 수사 공정성 의심”
국힘은 “이재명 구하기” 반발…朴 “사건, 물증 통해 이미 유죄 판결”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타락한 '정치 검사' 심판의 신호탄일까, 정당한 수사를 향한 '정치 보복'의 서막일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여권의 핵심 타깃이 되었던 박상용 검사가 '사면초가' 상황에 직면했다. 수사 과정에서 '회유·압박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일부 공개되면서다.
법무부가 박 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전격 명령한데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당 주도로 그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법의 집행자였던 박 검사는, 이재명 정권에서 수사 대상자로 전락하게 됐다.

"이재명씨랑 공범으로" 녹취 공개에, 朴 코너로
박 검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측이 공개한 녹취록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당 녹취에는 박 검사가 수사 협조를 대가로 형량 감경이나 추가 수사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며 피의자를 회유하려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일부 담겼다. 이른바 '연어회와 술' 접대 의혹이 단순 주장을 넘어 구체적 정황이 녹취 형태로 제시되면서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씨랑 공범으로 갈 거고 그렇게 좀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 "그렇게 기소되면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 "법인카드 이런 것도 그 무렵 되면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이 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이 녹취를 근거로 수사기관이 진실을 찾는 대신 '진술을 제조'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국회 법사위는 여당 주도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 검사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와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당시 연어 술파티와 진술 회유 의혹에 대해 뻔뻔하게 '없다'고 부인했다"며 "하지만 최근 서민석 변호사와의 녹취와 당시 교도관 증언을 통해 기존 진술과 배치되는 내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를 기만하고 법치를 농단한 죄, 결코 가볍지 않다"며 "철저한 수사로 엄중한 책임을 묻고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뿐 아니라 정부도 곧바로 움직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요청을 받아들여 박상용 검사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법무부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되어,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사유를 밝혔다.
검사징계법 8조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해임·면직이나 정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유로 조사 중인 검사에 대해 징계 청구가 예상되고, 그 검사가 직무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직무 집행 정지 명령을 요청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2개월의 범위에서 직무 집행의 정지를 명해야 한다.
대검은 현재 2차 종합특검에 이첩된 진술 회유 의혹 사건과 별개로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박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향후 감찰 결과에 따라 신속하고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朴 "법치주의 붕괴" 반발…국힘은 "결국 李 방탄"
반면 국민의힘은 박 검사를 향한 여당의 압박을 '이재명 방탄'으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화영 전 지사의 혐의는 대법원에서 이미 유죄가 확정된 사안인데, 이제 와 수사의 부적절성이나 녹취의 진위를 문제 삼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관련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를 취하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 전 부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기지사 방북을 위해 기업 자금이 동원된 사건에서 최종 책임자가 주범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주범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정조사와 특검 이첩을 밀어붙이는 것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무도한 총력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 장관이 이 대통령 대북송금 사건 공소취소 밑밥깔기용으로 이재명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를 직무정지했다"며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재명 정권의 김용현, 노상원'이 되기로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사면초가에 몰린 박상용 검사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직무정지 직후 입장문을 통해 "법치주의와 검사 신분보장 제도를 무너뜨린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자신의 직무정지가 국정조사 선서 거부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며, 녹취록 또한 전후 맥락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3월25일 시사저널TV와의 인터뷰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판결문에서 조작 문제가 거론된 적 없다"며 "이 사건은 핵심 진술, 물증을 통해 유죄를 받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무원도 쉰다…5월1일 ‘노동절’ 법정 공휴일 확정 - 시사저널
- 오일쇼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증시 피난처는 ‘이곳’ - 시사저널
- 야식·커피 즐겼다면 주의…가슴 쓰림 부르는 ‘위산 역류’ - 시사저널
- “버릇 고치겠다”…중학생 아들 흉기로 찌른 40대 母 입건 - 시사저널
- “누적 적자만 4억” 서울에서 동네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 시사저널
- “술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 못해”…법원, 지인 살해하려한 60대 지탄 - 시사저널
- 연애할 여유조차 없는 시대, 멜로가 달라졌다 - 시사저널
- 파킨슨병 초기 신호, 눈에서 먼저 보인다 - 시사저널
- 건강해도 무너진다…환절기 면역의 함정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정상 체중이어도 뱃살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