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영어 모두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변별력 확보 불가"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 수학, 영어가 모두 쉽게 출제돼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이 나온다. 9월 모의평가의 만점자는 63명으로 6월 모의평가 만점자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입시업계에선 국어·수학 만점자 수가 의대 모집정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배출돼 변별력 확보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9월 모의평가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통상 만점)은 129점이다. 직전 시험인 지난 6월 모의평가(148점)과 비교하면 20점 가까이 하락했다. 만점자는 4478명으로 6월 모의평가(83명)보다 54배 늘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적으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올라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면 쉬운 시험, 140점대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된다. 표준점수 최고점 129점을 기록한 9월 모의평가 국어가 얼마나 평이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쉬웠던건 수학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모의평가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지난 6월 모의평가(152점) 보다 16점 내려갔다. 수학의 경우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래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144점 이상을 기록해, 이번 시험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표준점수 최고점을 획득한 수험생은 697명에서 135명으로 줄었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0.94%에 달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 비율이 1.47% 기록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셈이다.
탐구 영역의 경우 1등급 구분점수는 선택과목별로 사회탐구 64∼68점, 과학탐구 62∼72점에서 형성됐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에서 4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12.89%로 집계됐다.
반면 교육부는 "9월 모의고사 문항 중에는 상위권 변별이 가능한 문항들도 충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의 편차가 커 수능 난이도에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는 질문에는 "문제풀이 스킬보다는 정확한 개념 이해를 중시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출제기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수능은 6모와 9모 결과를 바탕으로 응시생들의 학습 준비도를 분석해 출제할 것"이라고 답했다.
편차가 컸던 영어 난이도 조절에 대해선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적정 난이도란 공교육과정에 충실히 따른 학생의 학업 성취수준이 정확히 측정되는 난이도를 의미한다"며 "9모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기준 달성 여부를 적절히 변별해 낼 수 있는 문항들이 균형 있게 출제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8만6652명으로 재학생은 29만5071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9만1581명이었다. 선택과목 체제인 국어 영역에 화법과 작문은 61.8%, 언어와 매체는 38.2%가 선택했다. 수학 영역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확률과 통계 45.5%, 미적분 51.6%, 기하 2.9%이었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중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18만8372명, 과학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14만9299명으로, 사회탐구를 응시자가 더 많았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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