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영수증에서 화학 성분 검출

종이 영수증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과거 연구 결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종이 영수증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는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비스페놀A(BPA)에 대한 우려가 시작되면서다. 당시 BPA는 감열지 형태의 종이 영수증에 색을 입히는 데 널리 사용됐다.
이후 BPA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대체 물질로 비스페놀S(BPS)가 도입됐지만,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BPA처럼 BPS도 체내 호르몬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생식기능 저하부터 심혈관 질환까지 유발하는 'BPS'

2015년 미국 내분비 교란 현상 거래소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BPS는 BPA와 유사한 호르몬 활동을 보이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BPS는 체내에 흡수될 경우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생식계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후에도 BPS의 위해성을 경고하는 연구가 계속됐다.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카심대, 2024년 브라질 플루미넨시 연방대 등지의 학술기관에서도 BPS가 생식기능 저하, 대사 이상,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BPS 검출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2021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영수증 51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 중 86.3%인 44개에서 BPA 또는 BPS가 검출됐다. 특히 병원 번호표, 배달 영수증, 관공서 서류 등에서 검출률은 100%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에는 BPS 검출률이 9.3%였지만, 2019년에는 44.4%, 2021년에는 74.5%까지 상승했다. BPA는 줄었지만 BPS 사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외 프랜차이즈와 대형마트의 영수증에서도 BPA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BPS는 평균 0.4~0.6%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는 유럽연합이 설정한 BPS 기준치(0.02%)를 약 30배 넘는 수준이다.
영수증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감열지에 포함된 BPS는 손을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특히 손에 땀이 있거나 로션을 바른 상태에서는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소매점 직원, 배달 종사자, 식당 근무자 등 하루 종일 영수증을 다루는 사람은 노출량이 누적될 수 있다.
호주의 생명과학 전문의 잭 터너 박사는 “영수증을 만진 뒤에는 비누와 흐르는 물로 손을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단, 항균 물티슈로만 손을 닦으면 잔여물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흐르는 물에 직접 손을 씻어야 한다.
또한 영수증을 만진 손으로 눈, 입, 얼굴을 만지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BPS는 점막을 통해도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나 하루 종일 영수증을 접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는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카드 결제 시 종이 영수증을 받는 대신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등 디지털 영수증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BPS는 BPA보다 안전한 대체물질로 사용돼 왔지만, 점점 더 많은 연구에서 비슷한 위해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소비자 스스로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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