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뺀 용산 만찬, 동아일보 "이런 식의 감정 싸움 언제까지?"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한겨레 "김건희 특검법 재의표결 단속 나선 것"
동아일보만 김대남 전 대통령실 비서관 직무대리 녹취 논란 1면에
2년 연속 국군의날 군사 퍼레이드...한겨레·경향 "전두환 이후 처음"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원외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빼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포함해 핵심 인사들을 불러 만찬을 갖는다. 앞서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를 가졌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곧 시작될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원내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를 초대하는 일은 있었던 일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감 전 원내 핵심들을 불러 격려하는 자리라서 당무에 집중해야 할 당대표를 안 부른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각각 이 소식을 사설과 1면에 다뤘다. 동아일보는 “이젠 말도 안 섞겠단 건가”, “이런 식의 감정싸움과 소통 부족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고 지적했고, 한겨레도 “말이 안 나올 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신문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김건희 특검법안'의 국회 재의표결에 대비해 분위기를 단속하기 위한 자리”라고 비판했다.
韓 뺀 용산 만찬에 동아일보 “이런 식의 감정싸움 언제까지?”
한겨레는 1면 <'김건희 민심' 들끓는데 대통령, 특검 표단속만> 기사에서 “여당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에도, 대통령 부인을 향한 안팎의 빗발치는 사과 요구에도 미동조차 없는 '20%대 지지율' 대통령이 '제 편 챙기기'와 '집안 단속'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한 대표를 뺀 독대는 곧 있을 김건희 특검법안 재의표결에 대비해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겨레는 “중론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김건희 특검법안'의 국회 재의표결에 대비해 분위기를 단속하기 위한 자리라는 것”이라고 해석한 뒤 “국민의힘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김 여사, 채 상병 특검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표결로 폐기시킨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마포대교 순찰' '공천·당무 개입설' 등 김 여사 관련 악재들이 잇달아 터져 나온 데다 특검 찬성론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분위기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도 5면 <尹, 오늘 한동훈 뺀 원내지도부 만찬에… 친한 “黨대표 패싱 오해 소지”>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인 가운데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4, 5일경으로 예상돼 '표 단속' 목적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당정 관계 정상화보다 특검법 부결 목표 달성을 노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맹탕 만찬' 8일 만에 '韓 뺀 용산 만찬'… 이젠 말도 안 섞겠단 건가> 사설에서 “결국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여당의 파트너가 한 대표가 아니라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윤 인사들이란 의구심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상황에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가 7월 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좌파 유튜버와 접촉해 '한동훈 공격'을 사주한 듯한 녹음 내용이 공개됐다. 전화 대화 속에서 김 전 비서관 직무대리는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거나 '(한 대표가) 대통령 되려고 비대위 때부터 (여론조사 예산을 놓고) 수작했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한 대표가 대통령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에 미리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이 언짢아했다지만, 두 사람이 협력해야 할 책무는 거북한 개인감정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런 식의 감정싸움과 소통 부족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만 김대남 전 대통령실 비서관직무대리 녹취 논란 1면에
동아일보가 2일 아침 신문들 중 유일하게 김대남 전 대통령실 비서관직무대리가 서울의소리에 한동훈 후보를 공격해달라고 요청한 논란을 1면에 다뤘다.
지난달 30일 서울의소리는 전날 김 전 선임행정관이 이명수 기자와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두 사람이 나눈 통화에서 김 전 선임행정관이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70억 원대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자신을 위한 대권주자로서 조사한 게 있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소리는 이틀 뒤 <[단독]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자신의 SNS에 “현재 정부 투자 금융기관 감사위원인 사람이 7·23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친한계는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에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1면 <尹-韓 갈등 새 뇌관 떠오른 '김대남 녹취'> 기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가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 출신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한 대표 공격 배후로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을 정조준한 뒤 대통령실이 즉각 반박하면서 양측이 또다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라며 “대통령실은 김 감사가 김 여사는 물론이고 윤 대통령과도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친한계가 제기한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이 현재 맡고 있는 자리에 대해 낙하산 논란이 있었다고도 다뤘다.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특히 친한계는 김 감사가 서울보증 감사로 임명된 데 대해 '영화와 소설처럼 공작정치 당사자에겐 보상이 주어졌다'고 주장했다. 8월 김 감사 임명 과정에서 서울보증 안팎에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연봉 약 3억 원, 회사 2인자 자리에 금융 이력이 전혀 없는 사람을 앉혔다는 이유다.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는 '낙천한 직무대리가 비서관급도 못 간 서울보증 같은 금융기관 자리에 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시민소통비서관이 왔는데도 계속 직무대리라는 명함을 돌리고 다녀서 '사칭 논란'이 제기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에서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군사 퍼레이드... 한겨레·경향 “전두환 이후 처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정권은 여전히 퇴행과 몰락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오직 권력 세습만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7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지난해에도 진행된 국군의 날 기념식에는 99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2년 연속 국군의 날 기념식을 주재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서울 도심서 2년째 열린 시대착오적 '군사 퍼레이드'> 사설에서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는 5300여명의 병력과 340여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괴물 미사일'로 알려진 탄두 중량 8t의 초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5'가 최초로 공개되는가 하면, 미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도 등장했다”며 “2년 연속으로 열린 것은 전두환 군사정권 이후 40년 만이다. 군사정권이나 선호하던 권위주의적 군사 행사에 윤석열 정부는 유난히 집착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2년 연속 열병식 연 국군의날, 장병 안전과 복리를 더 챙기길> 사설에서 “2년 연속 도심 열병식을 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라며 “12·12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가 1980~1984년 매년 도심 열병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화로 바뀐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도심 열병식은 5년 정도 간격으로 뜸하게 행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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