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이름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골프장은 컨트리 클럽(Country Club)이라고 되어 있는가 하면, 어떤 골프장은 골프 클럽 (Golf Club)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골프 리조트'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같은 의미로 보이지만, 뭔가 다른 뉘앙스가 느껴지는데요. 무심코 사용하는 이러한 단어들도 한 번 제대로 알아두면 좋겠죠?
CC - 컨트리 클럽(Country Club)
먼저, 컨트리 클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골프 클럽이라는 표현보다는 컨트리 클럽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편입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골프장 이름에 컨트리 클럽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컨트리 클럽과 골프 클럽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모두 '골프장'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컨트리 클럽이라는 표현이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여기서 광범위하다는 것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Activity)의 범위가 다르다는 것인데요.
CC는 ‘Country Club’의 약자로, 골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저·스포츠 시설(수영장, 테니스장, 승마장 등)이 함께 있는 복합 스포츠 리조트 개념입니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개념에 부합하기 위해서 컨트리 클럽은 골프 코스 외에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고, 골퍼뿐 아니라 가족 단위, 일반 여행객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골프 코스로만 한정 지어 본다면, 일반적으로는 인공적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고, 유지관리가 쉬운 잔디를 사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시설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 드는 편입니다.
그리고, 'Country'라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 단어는 '시골'이라는 의미보다는 '교외'라는 뜻에 가깝게 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골프 이외의 다양한 시설을 확보해야 하니, 상대적으로 부지 조성이 쉬운 외곽에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고, '컨트리(Country)'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GC- 골프 클럽 (Golf Club)
이러한 컨트리 클럽에 비해서, GC (Golf Club)은 본래 ‘골프만을 위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골프 코스와 클럽하우스만 갖추고 있으며, 부대시설(수영장, 테니스장 등)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으로는 회원제(멤버십) 형태가 많고, 골프 자체에 집중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Augusta National Golf Club)은 대표적인 GC로 볼 수 있습니다, 원래 '골프 클럽'의 의미에 맞게 회원 중심의 배타적 운영이 특징이며,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에 집중하는 골프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골프 코스 자체도 CC와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 코스 설계가 일반적이어서,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골프장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국내의 골프장은 사실 CC 보다는 GC에 가까운 곳이 많습니다.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제외한 다른 활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설 역시 클럽 하우스 이외에는 특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시설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CC라는 개념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국내에 골프가 소개될 당시 좀 더 '프리미엄(Premium)'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거나, 초창기 골프장들이 모두 CC로 시작한 관행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신설된 골프장들은 관행을 벗어나, 원래의 의미에 맞게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이 두 가지 용어가 명확히 구분되어 사용되지 않을까 합니다.

골프장을 지칭하는 다른 표현들, TPC, Golf Links 등
모든 골프장이 CC 혹은 GC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TPC입니다. TPC는 Tournament Players Club의 약자인데요. 직역하자면, 선수들의 토너먼트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골프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플로리다의 TPC Sawgrass가 가장 유명한 코스 중 하나인데요. 이 골프장에 만들어진 두 개의 코스 중 '스타디엄 코스(Stadium Course)'는 선수들 수준에서도 난이도가 꽤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17번 홀은 아일랜드 홀을 둘러싸고 있는데요. 갤러리들이 마치 스타디움의 관중석에 앉아서 관람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홀입니다. 골프에 있어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켜 주는 그런 구조인 것이죠.
추가적으로, Golf Links라는 표현도 기억해 두면 좋을 텐데요. 말 그대로 링크스(Links) 스타일의 골프 코스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링크스 골프장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모래 토양과 자연스럽고 기복이 있는 지형이 특징인 골프장입니다.
"링크스(links)"라는 용어는 고대 영어 "hlinc"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일반적으로 바다 근처에 위치한, 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골프에는 이상적인 모래 언덕 지역을 가리키는 단어였다고 합니다. 그 뒤로 이러한 지형에서 골프를 즐기면서 골프장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죠. 이러한 코스는 골프 클럽 혹은 컨트리 클럽 등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냥 링크스 코스, 혹은 골프 링크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GC와 CC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이러한 차이를 모른다고 해서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골프장 예약이나 방문 시, 특히 해외 골프장 방문 시에 이 상식을 알고 있으면 골프장의 성격과 분위기를 미리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TPC’, ‘Golf Links’ 등 다양한 명칭도 함께 알아두면, 골프에 대한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지지 않을까요?
아래 시리어스골퍼 톡채널 추가를 통해, 칼럼 관련 의견을 남길 수 있으며, 다양한 골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