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지키느라 지친 의사들…연구 실적 최대 86.5%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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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의사들의 연구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도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의대 교수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느라 연구할 여력이 부족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의료공백 전에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나 수술이 없을 때 주로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내년 연구계획 수립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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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는 101개로 지난해(748개) 대비 86.5% 급감했다. 다른 필수 진료과 학회들도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가 크게 감소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해 527개에서 267개로 49.3% 감소했고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도 각각 45.3%, 20.3% 감소했다.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영문학술지(JKMS)에 올해 1∼8월 최종 게재된 논문도 총 30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편)보다 25.2% 감소했다.
의료공백 전에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나 수술이 없을 때 주로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 그러나 전공의 대신 당직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여력이 거의 없어졌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내년 연구계획 수립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
의학 논문은 주로 새 치료법이나 의약품의 효과 등을 다룬다. 의학계에선 연구가 중단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학 수준이 퇴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진홍 대한의학회 간행이사는 “연구가 조금만 지체돼도 의학 선진국과의 격차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특히 해외 학술지 게재 논문이 줄면 향후 다국적 연구나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시험 등에서 국내 의료계가 소외될 수 있다”고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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