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적 야합" "조공 외교"···한일 정상회담에 野 비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를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에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며 "어제 한일 정상회담은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했던 순간이다.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죄나 반성이 전무하고 우리 정부가 공헌했던 일본의 대응조치에 관해 언급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참담한 모습"이라며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 피해자 인권, 역사의 정의 전부를 맞바꾼 것이라는 국민의 한탄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는다.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는 지적조차도 전혀 틀린 지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은 최악의 굴종외교로 분명하게 판가름났다"며 "임기가 4년 남은 한시적 대통령이 한일 양국의 식민 역사를 영원히 봉인이라도 하겠다는 듯, 일본이 바라는 바대로 말하고 움직였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일방적 무역보복 조치에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다. 이제는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로 우리 산업계에서조차 영향이 적다고 평가한 '반도체 3개 품목'의 수출규제 해제를 성과라며 내놨다"며 "우리 정부가 WTO 제소를 취하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명백히 국제법을 어기고도 면죄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즉 지소미아는 아무 조건 없이 정상화됐다. 조건부 종료 유예였던 '화이트리스트(국가 카테고리)' 조치는 '긴밀히 논의한다'고 말만했지 원상회복을 약속받지도 못했다"며 "대체 어디에 우리 국익이 있고 어디에 우리 국민의 뜻이 조금이라도 반영된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어제 대학생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일본 1호 영업사원' 피켓까지 들었다"며 "국민은 거세게 저항하고 피해자들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 일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셔틀외교'로는 결코 미래로 갈 수 없다. 윤 대통령의 굴종외교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 뿐이다. 민주당은 끝까지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일 정상회담 총평을 해달란 사회자 질문에 "기시다 일본 총리 발언에서 사과와 반성이란 말이 나올까를 일말의 기대를 갖고 봤지만 전혀 안 하시더라.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구성권을 절대 (청구)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다"며 "가해자인 일본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매달리는 굴욕외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시절 내선일체란 말이 떠올랐다. (내선일체란) '조선과 일본은 같다'(는 뜻인데) 그것과 뭐가 다르겠나"라며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는 우리가 일본에) 선물을 줘도 너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복원이란 프레임도 일본의 전형적 프레임이라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복원이 아니라 항복"이라며 "외교라는 것은 서로 주고받은 게 있지 않나. 이번에 우리는 다 줬다. 셔틀외교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셔틀외교를 통해 무엇을 담아낼 거냐 내용이 중요한데 내용에 대해선 아무 이야기 못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빈 손만 남은 조공 외교였다"며 "강제동원 사실인정과 사과, 피해자 배성이 없다. 오히려 일본기업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능성을 스스로 철회하며 일본에게 더 확실한 선물을 안겨줬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수출규제에 대한 완전한 철회도 없다. 대신 우리는 일본에게 WTO 제소 철회라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며 "후쿠시마 핵오염수 배출 철회도 없었다. 일본 정부의 배출 방침을 묵인한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는 진짜 미래는 없고 참담한 대한민국의 오늘과 치욕으로만 남게 된 과거만 있다"며" 국민들은 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의 한일정상회담,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이었다"며 "과거를 팔아 미래를 살 수 없다. 토요일 서울시청 앞으로 모여달라"고 촉구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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