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디서러운 빌라의 반전?…실거래가 지수 아파트 앞질렀다는데

전세사기 여파로 위축됐던 빌라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 [매경DB]

전세사기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던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실거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지역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59% 오르면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1년 1월(2.5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빌라 실거래가지수(2.68%)의 상승률이 돋보였는데, 이는 아파트 상승률(2.23%)을 웃도는 수치이자 2020년 6월(2.7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업계 관계자들은 빌라 시장의 반등과 관련, 아파트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일종의 풍선 효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빌라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7월 서울 빌라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만2783건으로 2021년 5월(1만313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4073건)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전월 대비 2.23% 오르면서 2021년 6월(2.40%) 이후 3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실거래가지수 기준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고점이었던 2021년 10월의 88.4% 수준까지 회복한 상태다.

권역별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이 2.84%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양천·영등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2.20%),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2.19%), 성동·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2.09%), 마포·서대문·은평구가 포함된 서북권(1.9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7월 1.63% 오르며 2021년 9월(2.13%)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 역시 지난 7월 0.09% 오르면서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만 실거래가지수는 아파트와 빌라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7월 0.19% 오르면서 전달(0.06%)보다 상승 폭이 커진 반면, 빌라 실거래가지수는 0.7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상승세는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승 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조사 시점까지 신고된 거래로 추정한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66%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시 7월에 비해서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집계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574건이다. 신고 기한이 열흘가량 남아있긴 하지만, 9000건에 육박했던 7월 거래량(8838건)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