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한 뒤로 구두를 신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현관에 구두가 반짝이게 닦여 있었습니다.무슨 일인가 싶어 물었더니 대답이 짧았습니다. 나중에 이유를 알고 한참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닦여 있는 구두를 보고 의아했습니다
현관에 놓인 구두는 오래 신지 않아 먼지가 앉아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새것처럼 손질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물으니 그냥 생각나서 했다고만 했습니다. 특별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날은 넘어갔습니다.

며칠 뒤에 알게 된 이유
며칠 뒤 아내가 동창 모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가 모임에 나가기를 망설이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구두라도 깨끗하면 나가고 싶어질까 해서 닦아 두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을 조금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참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구두를 신고 나간 날
결국 그 구두를 신고 모임에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처음으로 꺼냈습니다. 표현이 없던 사이에도 마음은 늘 앞서 있었던 셈입니다.

부부 사이에는 말없이 건네는 신호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신호는 알아채지 못하면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오늘은 집안의 달라진 것 하나를 한 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마음이 담겨 있을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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