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에 떨어지고, 연애도 일도 뜻대로 되지 않던 청춘이 고향 시골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밥을 짓기 시작합니다. 자극적인 사건 하나 없이 사계절 밥상만으로 150만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은 영화가 있습니다.
도시를 떠나 부엌으로
2018년 2월 개봉한 이 작품은 임용시험에 실패한 혜원이 겨울의 고향집에 내려와 사계절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가 원작이지만, 임순례 감독은 한국의 계절과 음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빚어냈습니다. 경북 군위의 작은 마을에서 사계절을 실제로 나눠 촬영했습니다.

침샘을 자극하는 사계절 밥상
배춧국과 수제비, 꽃파스타, 아카시아꽃 튀김, 오이콩국수, 곶감까지. 혜원이 계절마다 만들어 먹는 음식들은 그 자체로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화려한 요리가 아니라 제철 재료로 소박하게 차려낸 한 끼가 관객의 허기와 마음을 동시에 건드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밥부터 짓고 싶어진다는 후기가 쏟아졌습니다.

김태리, 류준열, 그리고 개 오구
아가씨로 강렬하게 데뷔한 김태리는 이 영화에서 정반대의 담백한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고향 친구 재하 역의 류준열, 은숙 역의 진기주가 곁을 지키고, 엄마 역의 문소리는 짧은 등장만으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혜원의 반려견 오구는 개봉 당시 관객들이 뽑은 숨은 주연이었습니다.

작은 영화의 조용한 승리
대작들 사이에서 조용히 개봉한 이 저예산 영화는 입소문만으로 15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긴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지친 날이면 꺼내 보는 처방전 같은 영화로 불립니다. 촬영지 미성리는 영화 팬들의 순례 코스가 됐습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길 기다리는 요즘 같은 때, 선풍기 앞에서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다 보고 나면 이상하게 배가 고파지고, 조금은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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