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장애 배상액 기준 月근로일수 22일→20일

대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산정 기준이 되는 일용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일수를 현행 22일에서 20일로 낮췄다. 주 52시간제 도입, 법정 공휴일 증가, 대체공휴일 도입으로 근로 일수가 줄어들었다는 이유다. 앞으로 각종 소송의 손해배상액이나 보험사의 보험금 역시 줄어들 수 있다. 대법원이 기준을 변경한 것은 21년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25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일용직 근로자 A씨가 2014년 7월 경남 창원의 한 여관 철거 공사 현장에서 높이 28m의 굴뚝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됐다. 공단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A 씨에게 휴업급여 2억900여만원, 요양급여 1억1000여만원, 장해급여 약 3167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해당 크레인의 보험자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7957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런 경우 미래 예상 소득 등을 기초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한다. A씨처럼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일당에 월평균 근로 일수를 곱하는 추정 방식을 쓴다.
1심 법원은 월평균 근로일수를 19일로 본 반면 2심 법원은 22일로 봤다. 이에 따라 1심에서 7118만원이었던 총 손해배상액은 7460만원으로 늘어났다. 1심은 A씨가 51개월간 총 179일을 근무했다는 점을 근거로, 2심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통상근로계수는 일용노동자의 한 달 평균 근로일수 22.3일 전제로 산출된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며 월 가동일수의 기준을 20일로 줄였다. 대법원의 이런 판단은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대법원은 “1주간 근로 시간을 40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이 2011년부터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됐다”라며 “현장에서 근로 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돼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라며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라고 했다. 이에 대법원은 “고용 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됐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1992년 월 평균 근로일수를 25일, 2003년 22일로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이 이날 20일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해서 앞으로 모든 사건에서 월 평균 근로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준점이 22일에서 20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도 “모든 사건에서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증명한 경우에는 20일을 초과해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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