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 중 유일하게 두 번 찾았다" 발걸음 멈출 수 없는 해안 트레킹 여행지

양양 죽도정 / 사진=양양관광

양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서핑이 생각나지만, 이곳의 매력은 파도 위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인구리 해안선을 따라 자리한 죽도정은 ‘양양 10경’ 중 하나로 꼽히며, 단순한 정자가 아닌 하나의 여행지로 사랑받는다.

바다와 숲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 그리고 섬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은 짧은 일정 속에서도 특별한 기억을 남겨준다. 만약 서핑만 즐기고 돌아갔다면, 양양의 진짜 얼굴을 놓치고 온 셈일지도 모른다.

양양 죽도정 정자 / 사진=양양관광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에 자리한 죽도정은 1965년, 지역 주민들의 뜻을 모아 세워진 전통 정자다. 전면 3칸, 측면 2칸의 팔각 구조는 단아하면서도 웅장한 멋을 지니며, 낮은 언덕 위에 올려다 앉아 있으면서도 시야는 탁 트여 있다. 정자 마루에 오르면 동해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평범한 하루가 비범한 풍경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정자로 향하는 길에는 수십 개의 계단이 이어지지만,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 덕분에 오르는 길이 크게 힘겹지 않다. 쉼터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는 계절마다 다른 색을 띠어, 봄에는 부드럽고 여름에는 강렬하며, 가을과 겨울에는 고요하고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그 자체로 포토존이 되는 장면들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양양 죽도정 산책길 / 사진=양양관광

죽도정을 보고 바로 돌아서기엔 아쉬움이 크다. 섬을 감싸듯 이어진 산책로는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며 바다와 맞닿아 있어, 걸음마다 향기와 풍경이 달라진다. 고도가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잘 정비된 나무 데크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짧은 거리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장면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파도의 소리가 귓가를 채우는 순간, 숲속의 고요가 뒤따르며 이곳만의 평온함을 선사한다. 특히 늦은 오후, 햇살이 바다 위에 부서지는 장면은 걷는 속도를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답다.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양양의 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양양 죽도정 전망대 / 사진=양양관광

산책로의 끝자락에서 흰색의 원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죽도 전망대다.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올라가는 계단은 마치 바다 위에 세워진 미끄럼틀을 오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정상에 서는 순간, 죽도해변과 양양 해안선이 한눈에 펼쳐지며,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이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준다. 특히 파도를 가르며 질주하는 서퍼들의 모습이 풍경 속에 더해지면,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장관이 완성된다.

양양 죽도정 전경 / 사진=양양관광

이곳은 양양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이른 아침 붉게 물드는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은 그 어떤 그림보다도 생생하고 벅차다.

전망대에서 잠시 멈춰 서서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자연이 건네는 위로가 마음을 맑게 씻어내린다. 단순히 풍경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천천히 음미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된다.

양양 죽도정 해안길 / 사진=양양관광

죽도정은 군 작전 통제구역 내에 있어 출입 가능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계(4월~10월)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동계(11월~3월)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된다.

입장료는 없고 연중무휴지만, 날씨나 군사 작전에 따라 갑작스럽게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반드시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대부분 여행객들은 인근 도로 갓길이나 죽도해수욕장 근처에 차를 세운 뒤 도보로 이동한다.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짧은 걸음조차 죽도의 매력을 차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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