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법 개정안 9월 시행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방산기업이 외국인이나 복수국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거나 핵심 기술 취급 인력으로 채용하려면 앞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방위사업법·방위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글로벌 방산 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최후 방어선’으로 평가된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9월부터 적용된다. 방산업계가 한동안 누려왔던 자율적 인사권에 정부의 승인권이 개입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24년 12월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정치권에서 기술 유출 우려가 본격 제기된 것이 법 개정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문제는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술 보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폴란드·루마니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현지 전문가 영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가 산업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0일 심사, 3단계 보안 통제 메커니즘

방위사업법 개정안 9월 시행 / 출처 : 연합뉴스
개정 방위사업법 제50조의3은 방산업체가 외국인·복수국적자를 임원이나 방산기술 취급 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반드시 방사청장에게 사전 신청하도록 규정한다.
방사청장은 신청 접수 후 60일 이내에 방위산업기술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해 통보해야 한다.
핵심은 관리계획서 의무화다.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제13조의3에 따라 방산업체는 △취급 가능한 방산기술 종류 및 범위 △보안 통제 및 접근 제한 방안 △방사청장이 고시하는 추가 사항 등을 담은 상세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방사청은 정기 점검을 통해 위반 사항 발견 시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사전 승인을 넘어 채용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3단계 통제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승인-관리-점검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감독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며, 기존에 외국인 경영권 취득 시에만 적용되던 규제가 임원급 인사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쟁력 vs 보안, 줄타기 계속된다

방위사업법 개정안 9월 시행 / 출처 :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법 개정으로 방산 기술 유출 위험과 우려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글로벌 인재 영입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방산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해외 시장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중동 시장 공략에는 현지 네트워크와 문화를 이해하는 인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이번 제도는 방산 산업의 글로벌화와 기술 보안이라는 상충된 과제 사이에서 한국 방위산업이 찾아낸 절충안이다. 9월 시행 이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승인 기준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작동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안보와 성장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업계와 정부 모두에게 숙제가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