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사는 흑자인데”… 중국 1위 기업도 17조 까먹은 ‘최악 성적표’

중국 부동산 산업 위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부동산 산업이 회복 불가능한 구조적 붕괴 국면에 진입했다.

2025년 실적을 발표한 중국 상장 부동산 기업 74곳의 합산 적자액이 2,400억 위안(약 50조 5,000억 원)을 넘어서며, 중국 GDP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의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 금융정보 업체 윈드(Wind)가 17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증시 상장 부동산 기업 대부분이 기록적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업계의 풍기’로 불리는 완커(万科)는 820억 위안(약 17조 3,000억 원)의 손실을 내며 업계 최대 적자 기록을 경신했다.

대형 개발사부터 국유 기업까지 전방위 적자

중국 기업 / 출처 : 연합뉴스

화샤싱푸(華夏幸福)는 240억 위안(약 5조 원) 이상, 그린랜드홀딩스는 100억 위안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던 국유 부동산 기업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5개 국유기업이 100억 위안대 적자를, 8개 기업이 50억 위안대 적자를 냈다.

재신(財新) 등 중국 경제 매체는 “적자 확대의 핵심 원인은 판매 부진과 재고 자산 손실의 동시 발생”이라고 분석했다.

건설 과정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부채는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미분양 주택의 가치 하락이 손실로 직접 반영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헝다발 위기의 최종 단계

헝다그룹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적자 사태는 2021년 헝다그룹(恒大集團) 디폴트로 시작된 장기 침체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총 부채 360조 원 규모의 헝다그룹은 2025년 8월 상장폐지됐으며, 2023년에는 비구이위안(碧桂園·Country Garden)도 디폴트를 선언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전체 GDP의 30%를 차지하며, 시멘트·철강·건설기계 등 상류 산업 전체와 연동돼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6년 중국 경제 전망 보고서는 “부동산 투자 부진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국 건설사와 극명한 대조… 구조적 차이 뚜렷

삼성물산 / 출처 : 연합뉴스

같은 기간 한국의 대형 건설사들은 건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 GS건설(자이), 삼성물산(래미안) 등 주요 건설사는 모두 2025년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중위권 부동산 기업의 적자 규모(약 2조 원)가 한국 최상위 건설사의 연간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중국 부동산 침체는 한국 철강산업에도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전략 발표에서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철강 수요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며, 2025년 4분기 1,319억 원 적자를 낸 중국 장가항 공장을 2026년 1분기 중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적자 기업의 연쇄 부도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확대로 이어지고, 결국 정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건전성까지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 증권사 선완훙위안 리서치센터는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지표가 먼저 안정되거나 회복될 수 있으며, 이후 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