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일은 해야 하니, 개막일인 목요일에는 평소와 같이 열심히 기사에 들어갈 사진도 찍고, 인디관에서 기사로 쓸 좋은 게임들을 찾아 헤매고, 부스마다 눈에 띄는 특별한 점이 있는지 체크도 하고, 그렇게 행사장을 몇 바퀴씩 돌았습니다.

그렇게 플레이엑스포를 처음 경험하는 3명의 친구들과 파티를 꾸려 만남의 장소인 일산 킨텍스로 출발했습니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도착한 킨텍스 주차장은 목요일 오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가 이미 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아, 이게 주말의 플레이엑스포인가 하는 생각이 여기서부터 들더군요.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진입한 킨텍스 1전시장, 아주 쾌적하다 못해 한산하게 느껴지던 목요일과 다르게, 이미 전시장 밖부터 수많은 게이머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목요일엔 아주 드물게 보였던 개인 코스튬 플레이어들도 정말 정말 많더라고요. 게임 행사라 그런지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가 많이 보이는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엑스포의 아케이드관을 좋아하는 지 알 것 같았습니다. 비디오 게임과 다르게 누구든 조작법만 알면 몸을 움직여 쉽게 플레이할 수 있기에, 남녀노소 모두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이 많았던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렇게 아케이드관 하나만 들렸는데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급할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저는 그냥 행사를 즐기러 온 한 명의 게이머였으니까요.


룰을 모르는 게임을 선택했지만, 보라색 옷을 입은 스탭들의 친절한 설명 덕에 문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즐겁게 친구들과 보드 게임을 플레이한 뒤엔, 네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이야기도 하며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부스에 들렸어요. 물론 또 줄을 서야 했지만, 특이한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른 행사에서도 봤던 포션 모양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가장 인기있더군요.



목요일에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할 수 없었던 네오위즈 부스의 셰이프 오브 드림과 안녕 서울 이태원 편을 생각보다 짧은 기다림 후 플레이했고, 그 뒤에는 인디 게임에 관심이 많은 친구 한 명과 인디 게임관을 돌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목요일에 시간이 없어 하지 못한 남모, 23년 BIC에서 흥미롭게 했던 모노웨이브를 플레이했죠. 기자가 아닌 그냥 게이머로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플레이하니 더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주말이라 그런지, 모든 무대 행사 역시 사람이 가득 차더군요. 펌프 대회도, 스타크래프트 대회도, 레트로 장터에서 진행된 무대들도 모두 관람객으로 객석이 꽉 찼습니다.
열심히 걷고,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고, 무대도 보고, 푸드 트럭에서 밥도 먹고, 로비로 나와서 또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고, 다시 입장해서 또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새 2025 플레이엑스포가 끝날 시간이더군요. 이렇게 알차게 게임쇼에서 놀아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플레이엑스포의 마지막 날을 열심히 즐겼습니다.





그런데 게이머로,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관람객으로 행사를 찾으니 그냥 그 자체만으로 참 즐겁더군요. 분명 많은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현장의 모든 것들이 '게임'과 관련된 즐길 거리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름의 소속감도 느껴지고, 게임이라는 취미를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함께 즐기고 있다는 것에서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마 플레이엑스포가 조금 라이트한 게임쇼라서 시연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보니 더 그럴 수도 있고요.
이번 플레이엑스포가 첫 번째 게임쇼였던 제 친구들 역시 꽤 만족했습니다. 몇 년 동안 지스타로 꾈 땐 부산이라는 장벽 때문인지 영 시큰둥하더니, "다음엔 지스타도 한 번 가볼까?"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라이트함 덕에 오히려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현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찍먹’하기 좋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 행사장 곳곳에 위치한 쉴 곳들도 참 좋았습니다. 스팀덱존도, 레트로 게임존도, 네오위즈의 부스도, 카페테리아도, 바쁘게 돌아다니다 조금 편안하게 한숨 돌릴 수 있는 장소였어요. 게임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요.
아직까지 플레이엑스포를 가보지 않은 수도권 게이머라면, 내년에는 한 번 주말 나들이 겸 가볍게 들려보는 건 어떨까요. 큰 단점이던 대중교통 접근성 역시 좋아졌거든요. GTX-A 킨텍스역 개통으로 서울역에서 20분만에 갈 수 있습니다.
미리 사전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주말 역시 그 규모에 비해 생각보다 쾌적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하는 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