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역전한 현대리바트, 쿠팡 손잡고 업계 1위 굳히나
현대리바트가 쿠팡과 협력해 가구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주력 사업인 B2B(기업 간 거래)와 빌트인 가구 외에도, 장기적 성장을 위해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한샘을 앞지른 현대리바트가 연말까지 1위 자리를 지킬지 주목된다.
10일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쿠팡과 함께 '로켓설치 가구관'을 리뉴얼 오픈한다. 쿠팡 프리미엄 가구관에 입점한 현대리바트 제품은 모두 로켓설치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리바트는 2021년부터 '내일 배송'의 자체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이번에 이커머스와 협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쿠팡의 프리미엄 가구관 론칭에 맞춰 양사 간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내일 배송 서비스도 여전히 오픈 당시와 비슷한 규모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가 쿠팡과 손잡은 배경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가구업계에서 만년 2위였던 현대리바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7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한샘(9639억원)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 구조의 균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기준 현대리바트의 매출 비중을 보면 빌트인 가구는 30.5%, B2B 부문은 34.5%로 높지만 B2C는 16.5%로 비교적 낮다. 경쟁사인 한샘은 전통적으로 전통적으로 B2C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리바트가 쿠팡과 협력해 빠른 배송 경쟁력을 갖춘다면 B2C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1위 업체로, 1400만명의 충성 고객인 와우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로켓설치 서비스는 도서 산간 지역을 포함한 전국 모든 지역에 익일 배송을 제공해 배송 커버리지를 더 넓힐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로켓설치는 침대·소파·식탁 등 일부 품목을 오후 2시 전까지 주문할 경우 다음 날 모든 지역에 무료로 배송·설치해주며, 고객 스케줄에 따라 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다.
현대리바트가 기존에 보유한 배송 인프라와 시너지도 기대할수 있다. 회사는 현재 경기도 용인, 안성,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공장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20여 명의 전담 물류팀을 통해 '내일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쿠팡 유료 멤버십 고객이 아니더라도 이커머스를 통해 유입한 신규 고객은 현대리바트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캐나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법인을 통해 현지 수주를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크다.
연말 가구업계 매출 1위 청신호
올해 가구업계 매출 경쟁에서는 현대리바트가 1위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매출에서 현대리바트와 한샘 매출 차이는 근소하지만, 현대리바트의 주력 사업인 B2B와 빌트인 가구 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는 2분기 B2B 가구 부문에서 전년 대비 55.3%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빌트인 가구 매출은 86.1% 급증했다. 해외 가설공사 등을 통한 B2B 사업 매출액도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소형 평수 신규 주택의 증가로 빌트인 가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B2B는 건설사가 대량으로 수주해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현대리바트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매출 유지를 위해 현대리바트는 B2C 사업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리바트몰에서는 중고 가구 거래 플랫폼, 해외 가구 전문관, 수제 가구 및 공예품 전문관 등 차별화된 전문몰을 운영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3년 무상 A/S 정책을 도입하고 하고 고가의 '마이스터 컬렉션' 등을 전략 제품으로 앞세우면서 서비스 품질에 신경쓰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B2B 가구 사업의 경우 수익성을 고려해 우량 고객사 및 건축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수주해 나가고 있다"며 "다양한 전문관을 통해 현대리바트의 제품 경쟁력을 알려 B2C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