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면 경제는?...한은의 시나리오

CEO 21명 교체·임원 22% 퇴임
신동빈 회장 아들 신유열 전무 승진
롯데 화학군 CEO 13명 중 10명 교체
"구체적인 사업재편ㆍ재무개선 방안 내놔야"

한국은행, 낙관-비관 시나리오 제시
종전하면, 성장률 0.2%p↑, 물가 0.3%p↓
전쟁 계속 끌면, 성장률 하락하고 물가도 올라
미-중 무역갈등시에는 더 큰 충격 예상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끝나면 우리 경제는 얼마나 나아질까. 반대로 두 개의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질질 끌는 사태가 계속되면 내년 우리 경제는 어떤 악순환에 빠질까.

한국은행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한 낙관 시나리오와 비관 시나리오가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2%포인트(p)를 낮춘 것이다. 지난 1분기 이례적으로 높은 1.3%(전분기 대비 속보치)의 성장률에도 2분기 성장률이 -0.2%로 하락하고 3분기도 0.1%에 그친 점을 반영한 결과다. 하반기 성장률은 1.6%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더 안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이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자료=한국은행 2024년 11월 경제전망

이는 한은이 추산하는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아도 전년비 GDP 2%은 할 수 있는 우리 경제가 이보다 못한 1.9% 성장에 그친다는 얘기다. 이어 내후년에는 1.8%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내수의 회복 흐름이 완만한 가운데, 그동안 견조했던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데 따른 영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했다"며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은 정보기술(IT) 부문 회복세 약화, 주력 업종에서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한은의 낙관 시나리오와 비관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시나리오와 관련, 한은은 '낙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지역 분쟁 등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될 경우,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 등 대외여건의 개선으로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0.2%p 상승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0.3%p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내년 1.9%성장 전망에서 0.2%p가 상승한 2.1% 성장과,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9%에서 1.6%까지 낮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더라도 우리의 성장률은 2%를 간신히 넘는데 그치겠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 2024년 11월 수정 경제전망

그러나 '비관 시나리오'가 가시화할 경우는 우리 경제는 더욱 고통스런 시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비관 시나리오'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로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고 對이란 강경책에 대한 반발로 중동 갈등이 심화될 경우, 국제유가 및 해상운임 급등과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 강화로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은 0.1%p (더)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0.2%p (더)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수요요인 보다 공급요인으로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서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금융통회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렇듯 유라시아 서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적 분쟁이 빠른 시일에 종식된다면, 우리 경제에도 적지않은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대결적인 대북정책을 멈추지 않고 있어 경제살리기를 외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이와 함께  글로벌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도 대안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 등 주요국의 대응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울러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은 각각 -0.2%p, -0.1%p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2024년 11월 수정 경제전망

한편,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1.4%, 설비투자 증가율은 1.5%로 각각 예상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민간소비는 0.2%p 낮아지고, 설비투자는 1.3%p 높아졌다.

건설투자는 -0.8%에서 -1.3%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했고. 아울러 재화수출은 6.9%에서 6.3%로, 재화수입은 1.6%에서 1.1%로 조정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사양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금액 증가 등을 반영해 지난 8월 전망(730억달러)보다 170억달러 높였다. 내년에도 흑자 규모는 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7만명으로, 당초 예상(20만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제조업과 건설업 업황 부진으로 노동 수요가 줄어들 것을 고려한 결과다. 실업률은 2.9%에서 2.8%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겸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커진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을 일부 반영해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상당 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물가에 대해 "환율 상승, 공공 요금의 인상 압력 등이 상방 요인, 유가 하락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목표 수준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