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을 억제하며 비용을 자체 흡수해왔지만, 이제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제조사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감내하며 버텨왔던 전략이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제조사들의 절망적 현실

GM은 올해 관세 관련 비용이 최대 50억 달러(약 6조9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포드 역시 30억 달러(약 4조1800억원) 수준의 막대한 손실을 전망하고 있어 업계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가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미국 자동차 1대당 관세 관련 비용은 2300달러(약 32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 대당 수백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제조사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가격 인상 억제의 숨겨진 대가

놀랍게도 미국에서 신차 평균 출고가격은 3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 1% 미만의 상승폭에 그쳤다. 차량 구매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집계에 따르면, 제조사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대신 스스로 감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J.D.파워 조사 결과 9월 신차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9% 오른 4만5795달러였으며, 제조사 지원 인센티브는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는 제조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거래업체 카구루스는 “자동차 업체들이 점진적으로 차량 출고가를 인상하고 수익성이 높은 고가 모델에 집중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전반의 연쇄 충격
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는 관세와 고금리, 고물가의 삼중고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최대 중고차 판매업체 카맥스는 분기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20% 폭락하는 충격을 받았다.
빌 내시 카맥스 CEO는 “소비자들은 이미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신용도가 양호한 소비자들조차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관세 정책이 실제 소비자 구매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함을 시사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품업체들의 연쇄 도산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무역 장벽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3%에 해당하는 1만3000명 감원을 발표했다.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는 파산 청산을 신청했고,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즈’도 60억 달러가 넘는 부채를 안고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 중이다.
제조사들은 배송비 인상 등 간접적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기 시작했다. 2025년형 미국 자동차 배송 요금이 기존 모델보다 평균 8.5% 상승한 것이 그 증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차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