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렌즈 성장기]⑤ 거래 재개한 인터로조, 매각 재추진 탄력받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렌즈 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으로 확장 중인 국내 콘택트렌즈 산업을 조명한다.

지난해 멈췄던 인터로조의 매각 시계가 5월 주식 거래 재개를 계기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 사진 =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인터로조의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 13개월 만에 재개된 가운데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터로조는 과거 몸값이 최대 1조원까지 거론됐으나 매도·매수자 간 이견 조율 실패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거래 정지 기간에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영사의 인수 제안이 이어지는 등 잠재 원매자들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회사는 올해 연구개발(R&D) 강화 및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병행하며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로조 주요 주주는 주식 거래 재개를 계기로 복수의 사모펀드와 접촉 중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노시철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특수관계인) 지분 32.5%(3월 말 기준)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4월 회사는 회계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 정치 조치를 받았다가 올해 5월 해제됐다.

인터로조는 2023년 말 매물로 나온 뒤 시장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주당 4만3500원(30일 종가 1만6490원)을 제시해 협상에 돌입했지만, 회계감사 이슈로 엎어졌고 지난해 12월엔 미국 사모펀드 TPG와 블랙스톤이 나서서 가격을 저울질했다. 콘택트렌즈 글로벌 4대 기업 중 하나인 바슈롬과는 막판까지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대주주 일가의 매각 의지는 여전히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로조 측은 우선 주식담보 대출을 갚고 R&D 실탄을 확보해 글로벌 확장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선 지난해 9월 노 회장과 그의 자녀 노우탁, 노윤희씨가 보유 주식 총 403만3088주(30.52%)를 담보로 신한투자증권에서 빌린 480억원에 대한 상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계약의 만기는 오는 9월이다.

인터로조 자체 브랜드 클라렌의 실리콘 하이드로겔 재질 렌즈 제품 / 사진 = 인터로조

사업적으로는 독자 개발한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의 시장 진입에 사활을 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 과정에서 회사는 현재 75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시험이 오는 9월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리포트 작성을 거쳐 늦어도 내년 2월이면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 업체와 연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북미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미국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일본 시장 공략도 서두른다. 내년 10월 현지에서 실리콘 하이드로겐 렌즈의 인허가를 확보한 뒤 2027년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인터로조는 거래 중지 기간 접촉한 프랑스와 영국의 콘택트렌즈 유통사 두 곳과도 공급을 타진 중이어서 글로벌 확장을 자신하고 있다.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는 위생적이고 편리해 장시간 착용에 적합한 제품이다. 인터로조는 생체 친화성과 투과성, 착용감에 방점을 둔 고분자 소재 기술 연구와 연료 개발 끝에 2018년 국내에 전용 브랜드 ‘에어수’를 론칭했다. 2021년 국내 최초 실리콘 원데이 컬러를 출시했고 이듬해 원데이 컬러 토릭(난시교정용), 지난해 원데이 클리어 토릭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인터로조는 올해 1350억원의 매출과 2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6.6%, 348.3% 오른 수치다.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점친 영업이익의 경우 생산성 향상 및 비용 개선에 따른 전망이라는 게 회사 입장이다. 인터로조는 올해 △인건비 절감 효과(55억원) △액상잉크 적용 효과(약 39억원) △일반 구매 및 경비 절감 효과(약 15억원) △공장 수율 개선 효과(약 30억원)를 근거로 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렌즈보다 차별성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렌즈를 개발 중”이라며 “고객이 '이거 기능이 확실히 다르다, 한번 끼면 다른 데로 넘어갈 수 없다'고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일본, 중국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Copyright © 블로터